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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딴짓 Aug 21. 2024

친애하는 독자님께

오웃. 이런. 아이고 세상에.  



내 글을 읽는 이 중에 학생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당연한 듯 나와 같은 이슈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년 여성만 읽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공감'을 기본 값으로 생각한 것 같다. 쯧! 



열일곱의 내 아들은 그리 하찮아 보이는데 

열아홉이라는 학생 분은 왜 그리 어렵던지. 

직접 만난다면 왠지 다소곳이 두 손을 모으고 인사를 드릴 것만 같다. 안녕하셨지요? 



지난 글들을 다시 읽고 이제와 표현을 좀 걸러내야 하나, 검열을 해야 하나 싶었지만 

다시 읽기 귀찮아서 그냥 두기로 한다. 

  


그러면 앞으로는 좀 점잖게 글을 쓸 것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 될 것 같다. 

왜냐하면 이미 젊잖게 쓰고 있...... 

떠오르는 대로 글을 썼다면 아마 브런치 운영팀에서 폭력성으로 죄다 삭제했... 


부모님의 심정을 이해해 볼 수 있게 되었다고 하셨다. 

그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학생님의 부모님은 저보다 훠얼씬 좋으신 분일 거예요. 확신합니다. 

그러니 제 글은 참고만 해 주세요. 

그리고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왠지 약간의 자부심도 생기네요. 

브런치 글쓰기는 가끔 허공에다 쓰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거기 누구 있나요? 내 글이 보이나요? 


......


학생님의 오늘 하루는 어떠셨나요. 

폭염이 지속되다가 오늘은 비도 오고 대체적으로 살 만했네요. 

학교 가도 나쁘지 않은 날이었는데... 

여기 한 분은 학교와 미용 학원을 째고 어둠 속에서 폰 삼매경이세요. 



뭐 그렇습니다. 



글을 기다리신다고 했는데 

오늘은 이렇게 짧게 갈게요. 



제 스스로가 아들이란 존재에 너무 매몰되어 있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요. 
이 연재의 시작이 아들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왔던 길을 되돌아가보고 있어요. 

아들을 지나쳐 더 앞으로 가보고 있습니다. 
사실 살짝 귀찮기도 한데

그냥 모든 것의 원인으로 아들에게 덤탱이를 씌우고 싶은 생각도 있는데

그렇게 얘기해도 아무로 뭐라 하지 않을 것 같은데 

그래도 쉬엄쉬엄 파보려구요. 

파다가 그냥 다시 아들을 저격할 수도 있습니다. 

아, 내일 할 수도 있어요. 



오늘은 이토록 담백하게 갑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셨든.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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