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고 버려야 할 것들

퇴사자 생활 지침서

by 변준수

퇴사한 지 두 달째. 이것저것 하고 영화제에 다녀오니 시간이 금세 지나갔다. 생각보다 많은 일을 했지만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며칠 전 방에 들어가니 세상 갑갑한 느낌이 가득했다. '오랜만에 정리 좀 해보자'는 생각으로 방 여기저기를 들춰보니 쓸모없는 것들이 쌓여있었다. 물건을 보니 하나같이 전 직장과 관련된 것들이었다. '내가 이걸 왜 안 치웠지?'라고 되뇌어 봤지만 그냥 귀찮아서 둔 게 분명했다.


하나가 끝나면 새로운 게 시작된다. 하지만 새로운 시작을 하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 버리는 것도 그중 하나다.


명함2.jpg 명함이 이렇게 예뻤다면 버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 이하 구글 이미지


생각보다 전 직장 관련 물건들이 많았다. 퇴사하기 전 회사에서 많이 버리고 왔지만 남아있는 것들이 꽤 됐다. 우선 명함을 정리했다. 200장 정도 명함을 받았지만 회사 다니면서 명함 뿌릴 일이 많지 않았다. 거대한 명함 통에 그대로 남아있는 종이들. 이제 더 쓸 일이 없으니 미련 없이 버렸다. 전 직장 명함을 정리하면서 그전 직장 명함도 발견했다.


"아... 넌 왜 거기 있니?"


이전 직장에서 큰 추억이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버리지 못하고 남겨뒀던 명함들. 미련이 남아서 그랬을까? 기념으로 놔둘 명함 한 장씩을 제외하곤 모두 버렸다.


294031_111387_2215_99_20160715174806.jpg 삐빅! 이 물건이 눈에 익는 사람은 아재입니다


명함을 포함해 쓰기 애매한 물건을 버리고 나니 핸드폰이 보였다. 핸드폰에 직장 업무와 관련된 사람들을 지우기 시작했다. 전화번호와 함께 카카오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있는 계정들도 지웠다. 앞으로 연락하고 지낼 사람들 정보만 놔두고 싹 다 추렸다.


"굳이 그렇게 해야 했어?"라고 하는 친구도 있었지만 눈에 보이지 않게 싹 정리했다. "보이지 않아야 마음이 편하니까"라고 말하며 하나둘 사람들의 이름을 삭제했다.


인연을 끊을 때 여러 과정이 필요하다. 우선 눈에 보이는 것을 치우는 게 가장 우선이다. 그렇게 전 직장과의 인연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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