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서너 개뿐인
작고 소중한 시간 중의 하나를
지금 여기서 꺼내 굴린다
뽀득뽀득 닦아 빛을 낸 시간이
또르르르 굴러가 펼쳐지는 이곳
가본 적 없는 나라의 가구들과
알아듣지 못하는 노래 꾸러미가
다정한 키스를 선사하는 오후에
쓸쓸한 영원은 잠시 녹아내린다
사정없이 타오르는 시간 한 알과
끝나지 않는 척 춤추는 웃음들
서서히 사그라드는 모서리를 외면하고
눈앞의 폭신한 품에 안긴다
금빛과 재즈와 말소리의 위로
하나둘 흩날리는 재의 향이
코끝에 와 닿는다
고유와 향유가 반짝하며 스러지는 때의
연노랑 버터 색의 향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