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창승 Sep 18. 2023

파리의 테라스

고작 서너 개뿐인

작고 소중한 시간 중의 하나를

지금 여기서 꺼내 굴린다     


뽀득뽀득 닦아 빛을 낸 시간이

또르르르 굴러가 펼쳐지는 이곳     


가본 적 없는 나라의 가구들과

알아듣지 못하는 노래 꾸러미가

다정한 키스를 선사하는 오후에

쓸쓸한 영원은 잠시 녹아내린다     


사정없이 타오르는 시간 한 알과

끝나지 않는 척 춤추는 웃음들     


서서히 사그라드는 모서리를 외면하고

눈앞의 폭신한 품에 안긴다

금빛과 재즈와 말소리의 위로     


하나둘 흩날리는 재의 향이

코끝에 와 닿는다

고유와 향유가 반짝하며 스러지는 때의

연노랑 버터 색의 향기가

이전 16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