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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창승 Oct 05. 2023

외딴 밤

예닐곱 꿈들이 무자비하게

방 안을 휩쓸고 지나가던 밤

속수무책으로 나를 떨게 한 것은

고작 외로움,  하나다     


두 번째 꿈 때문이었는지도

그 모든 꿈 때문이었는지도

그 어떤 꿈 때문도 아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성간(星間)을 떠도는 아이의 공포가

사지였던 거죽의 중앙을 관통하

누구와 함께든 누구와도 함께일 수 없다는

우습고 잔인한 통찰에 빠져 목이 메었다     


턱까지 올려 덮은 이불은 삭고

알몸인 듯 시리고 차고 춥고 싸늘했다

나는 결단코 이겨낼 수 없다

가여운 울음만 반복게 하는 진공을     


날이 밝아 잠시 풀려난 가슴에

새빨간 고독의 잇자국이 남았다

어느 밤엔가 다시 찾아와

기어이 시들게 하겠다는 이 연서(戀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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