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닐곱 꿈들이 무자비하게
방 안을 휩쓸고 지나가던 밤
속수무책으로 나를 떨게 한 것은
고작 외로움, 그 하나다
두 번째 꿈 때문이었는지도
그 모든 꿈 때문이었는지도
그 어떤 꿈 때문도 아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성간(星間)을 떠도는 아이의 공포가
사지였던 거죽의 중앙을 관통하고
누구와 함께든 누구와도 함께일 수 없다는
우습고 잔인한 통찰에 빠져 목이 메었다
턱까지 올려 덮은 이불은 삭고
알몸인 듯 시리고 차고 춥고 싸늘했다
나는 결단코 이겨낼 수 없다
가여운 울음만 반복게 하는 진공을
날이 밝아 잠시 풀려난 가슴에
새빨간 고독의 잇자국이 남았다
어느 밤엔가 다시 찾아와
기어이 시들게 하겠다는 이 연서(戀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