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노란 꽃 30화

봄을 맞을 너에게

by 문창승

돌이켜보면,

즐거운 웃음이 날 간질여

저항할 수 없던

그 귀한 화폭 속 나의 옆엔

늘 네가 그려져 있었다.


한때는

향기로운 마성으로

뻔뻔히도 눈길 끄는 장미로


한때는

고독한 낯을

슬며시 건드리는 산들바람으로


한때는

적요한 활력으로

그득한 온기 전해주는 흙으로


여태껏 너에게

시 짓지 못한 까닭은

네가 환희와 죽음이 아니기 때문이요,


이렇게 너에게

시 지어 보이는 까닭은

네가 날숨과 저녁이기 때문이다.


어긋난 이야기의 재앙이

홍수를 퍼부어 조롱하더라도

나의 그림자는 영영 너를 껴안을 것이다만,


진흙 속 너의 피어남을 방해할세라

조심스런 육신으로 행하는 건 그저

지긋이 바라보며

진득이 손 모으는 정도겠다.


언젠가,

길이 남을 희극의 첫 글자가

너의 만개한 웃음 위로

선연히 쓰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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