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하얀 살결이
남몰래 속삭인,
품 안 깊은 곳
약동하는 신비
흐드러진
꽃잎의 순백이
수상히 반짝이는 꼴을
나는 무슨 이유로 반기었는가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그대의 안에서 발견될
농염한 진홍
혹은 달콤한 칠흑을.
순진한 학자에게 던져진
우주의 비웃음처럼
내게 보인 당신의 가슴은
숨을 틀어막는 녹청의 과실
위선을 등지고
눈먼 채 탐하여 들이키는
풍만한 산미
이 황홀한 맹독
은밀한 속 깊숙이
가 닿은 나의 신체는
자비 없이 들이친 파랑에 젖어
한 조각 숨을 바친다.
돌이킬 수 없는
조우의 끝,
그대라는 싱그런 부패와
그 앞에 기꺼이 부서지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