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떨리는
무거움은 아니었다.
그저 두 어깨가
종종 뻐근한,
자줏빛 불쾌감을
이따금 돋우는 정도
딱 그만큼의 무게
숨을 앗아가겠다, 하는
악마의 협박이라면
욕지거리로 체념하고
이고 살 만한 무게
샅샅이 뒤져봐도
그런 송곳니는 보이질 않으니
이만 내려놓으련다, 늦은 나는
날아갈 듯
후련하지도
눈물 날 듯
아련하지도 않다.
잊히지 않을 그 이름을
기억하지 않겠다 속삭인다.
버려진 무게를
힐끗 돌아보는 한 번으로
만 번의 외면을 다짐한다.
이름은 더 이상 이름이 아니다.
현재의 어느 것도
내게 이르지 못하므로
농인의 얼굴로
달라진 중력을 음미한다.
이 미미한 극명함을
이 벅찬 가벼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