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노란 꽃 27화

무게의 이름

by 문창승

살 떨리는

무거움은 아니었다.


그저 두 어깨가

종종 뻐근한,

자줏빛 불쾌감을

이따금 돋우는 정도

딱 그만큼의 무게


숨을 앗아가겠다, 하는

악마의 협박이라면

욕지거리로 체념하고

이고 살 만한 무게


샅샅이 뒤져봐도

그런 송곳니는 보이질 않으니

이만 내려놓으련다, 늦은 나는


날아갈 듯

후련하지도

눈물 날 듯

아련하지도 않다.


잊히지 않을 그 이름을

기억하지 않겠다 속삭인다.


버려진 무게를

힐끗 돌아보는 한 번으로

만 번의 외면을 다짐한다.


이름은 더 이상 이름이 아니다.

현재의 어느 것도

내게 이르지 못하므로


농인의 얼굴로

달라진 중력을 음미한다.

이 미미한 극명함을

이 벅찬 가벼움을

keyword
이전 26화당연한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