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노란 꽃 25화

점선(點線)

by 문창승

무심코 너를 샅샅이 본다.


노란 듯 흰 피부가

자그마한 뼈와 장기를 감싸고

그 모든 건 둥근 실선에

가로막혀 있다.


얇은 어깨와 길쭉한 목

고운 손과 가냘픈 다리

너의 온몸을 이루는 실선은

한계라는 이름을 지녔다.


어여쁜 너의 눈동자가 놀라

휘청거리다 금세 붉어진다.

사지가 부풀다가 쪼그라들다가

실선의 성벽은 끊어져 무너진다.


이윽고 너는 점선이다.

부서진 선들은 간신히 자리하고,

무수한 틈이 들끓고 요동친다.

이후의 나는 무엇을 보는가.


다섯 개의 팔, 세 쌍의 날개

일곱 개의 눈, 굵직한 목

찢어진 입, 다시 여덟 개의 팔

천변만화(千變萬化)하는 점선의 몸


이따금 너를 그리던 습관을

이제는 놓을 수밖에 없겠다.

너는 언제나 네가 아니기에

너는 온전히 너로 변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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