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노란 꽃 23화

법학개론

by 문창승

법학개론 5쪽, 서문

저자 Y가 남긴 헌사

아내 X의 희생 향한 감사

부족한 저서를 바치겠단 답사(答辭)


855쪽에 달하는 두께란

두 연인의 광활한 고원 위

한 그루 수목(樹木)인 셈이다.


설렘의 발그레한 홍조 있었겠지

시간 속 강해진 애정의 시선 있었겠지

비집고 터져 나온 실망의 울음 있었겠지

은빛으로 맹세한 서약의 순간 있었겠지

휘몰아친 다툼의 고함 있었겠지

손수 빚은 축복의 웃음 있었겠지

전쟁 같은 평화 끝 이해의 말 있었겠지

함께라는 영원 위한 물러섬 있었겠지


신성한 연대기, 그 기슭 한 자락에 놓일 법학개론

안에는 학자가 분투했던 문장들이.

아래엔 연인의 치열했던 밀어들이.


서문을 열고 마침내 읽어 들어가려 한다.

순백의 희생과 먹먹한 감사로 엮어낸

지끈거리도록 묵직한, 법학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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