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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창승 Sep 29. 2022

무기력한 하루

무력이 통하지 않는 유령들의 침공

동료들과 이를 갈며 도망 다니는데

끝이라곤 보이지 않아 절망적이다. 그때,     


푸딩처럼 물컹거리는 건물들

온몸이 바닥에 빨려 들어가고

끈적한 당분이 살갗에 지독히 달라붙는다. 그때,     


사이렌 소리와 함께 선포되는 국가비상사태

꿉꿉한 냄새의 옛 군복을 꺼내 입는다.

목숨을 장담할 수 없는 발걸음. 그때,     


고속으로 비행하기 시작하는 육체

뒤쫓아 날아오는 좀비들의 공격을 피해

겁에 질려 속도를 올린다. 그때,     


최신곡이 흘러나오는 무대

화려한 옷을 차려입은 이들 사이에서

한 잔을 억지로 들이켠다. 그때,     


따르르르르릉     


알람 소리가 들리고

방 안의 회색 광경이 보인다.

이제 시작되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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