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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당근 Jan 18. 2022

당신은 어떤 힘으로 삶을 살아가나요?

 

 지금도 끊임없이 나를 확인하고 싶은 생각에 사로잡힌다. 그건 스스로에 대한 의심에서 비롯된 건지도 모른다. 준비도 없이 낯선 세상에 던져진  그때, 남미에서 뿐만이 아니다. 인생이  흐르듯 쉽게 흘러가면 얼마나 좋을까? 시험하는 듯한 불편한 상황과 마음 상태를 마주할 때마다 여전히 어린 날과 다름없이 크게 요동친다. 모든 것에 의연이 대처할  있는 어른이 되길 바랐지만 아직 멀었나 보다.

 나의 삶과 무거운 영혼을 짊어지고 이토록 기나긴 생을   있을까? 사회생활을 하니  확신의 많은 부분이 통장 잔고에서 나온다고 생각될 때가 많다. 하지만 누군가가 "당신은 어떤 힘으로 삶을 살아가나요?"라고 물어본다면 그런 식으로 답하고 싶지 않다. 지나치게 속물적이라 생각되기도 하고 아직 아쉽게도 그만한 재산이 없기도 하다. 그보다는 나라는 인간 자체로 확인하고 싶다. 온전히 나의 육체와 정신을 거쳐야만 안심할  있다.

 아늑한 집이나 카페 혹은 숙소에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공부나 명상 등을 하면서 삶의 에너지를 확인할  있다면 좋겠지만  영혼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지 않는다. 숨을 세차게 내쉬고 온몸에 통증을 느끼는 아픔에서, 머리가 터질  같은 고뇌 끝에 내놓는 결론에 그제야 긴장을 풀고 편히   있게 된다. 운동 꽤나 하는 사람들이 근육통이  있어야 운동을  것처럼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

 가끔 그런 과정이 벅차게 느껴져 모두 제쳐두고 느슨해지고 싶어 진다. 하지만  끝은 공허함 뿐인걸 안다. 남미로 떠나기 전의 나는 무력감을 충분히 느껴왔다.  스스로를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 생각했고 그것을 받아들이며 여태 나의 영혼을 질질 끌어온 거다. 떠나기 직전에 와서는 그대로 머무는   이상, 도저히 견딜  없는 지경이었다. 그런 지긋지긋함에 떠나간 것이다.

로라이마에서 보낸 시간들은 내가 혼자 힘으로 삶을 헤쳐갈  있다는  확인시켜줬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하고 싶은  깊은 욕망까지 일깨워 주었다.

목적지로 거침없이 향하는 두발, 밝은 미소 그리고 어떻게든 해내고야 말겠다는 건강한 의지.


그런 젊은 날의 나를 어떻게 자랑스러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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