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깨어난 나는
수다쟁이가 되었고
당신은 소리를 잃었습니다
이후 나는 당신을 위해 끝없이 손의 춤을 추었습니다
어둠 속에서 손을 움직여
당신에 대한 사랑을 쉼 없이 문자로 그려냅니다
이 몸짓이 어둠에 묻혀 버린다 해도 괜찮습니다
원래의 당신으로 돌아와 주기만 한다면
나의 몸짓이 허공 중에 사라져 버린다 해도 괜찮습니다
당신의 웃는 얼굴을 볼 수 있다면
당신을 향해 있는 이 가슴이 녹아버린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당신이 당신으로 있을 수 있다면
당신은 그런 나의 손을 꼭 쥐고 있습니다
내 눈은 당신만을 향해 있기에 나는 당신의 손을 보지 못합니다
내 모든 감각이 당신을 향해 있기에
마주 잡은 손이 얼얼한데도 그 손이 진짜라 느끼지 못합니다.
당신은 내가 길을 잃을까 나를 꼭 붙들고 있고
나는 당신이 헤맬까 당신의 앞을 비추려 빛을 만들어냅니다
그렇게 한 줄기 빛에 의지해
우리는 비틀거리며 함께 걷습니다
침묵 사이로 스며드는 노을과
노을에 담겨 흘러내리는 눈물과
감은 눈 사이로 드는 어둠과
당신과 나의 침묵 속 견딤
이 미로의 답은
마주 잡은 당신과 나의 손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서로를 향한
이 마음만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 밤 꿈을 꾸었습니다
그 꿈이 나를 바꿔 놓았습니다
눈물로 눈을 멀게 하며
사랑을 찾아주었습니다
아픈데 아프지 않습니다
슬프지만 슬프지 않습니다
고독하지만 외롭지 않습니다
당신이 함께 함을 알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