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만나면 아무것도 못 할지도 몰라. 아니, 눈물만 흘리고 있을 거야. 눈물이 바다를 만들도록 울었는데도 마음속 사랑에 비하면 모자라니까. 근데도 나는 당신을 만나기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처럼 내내 기도하고 있어. 이제 우리가 떨어져 있어야 하는 이 장난을 멈춰달라고 말이야. 당신 주변의 소란하고 복잡한 상황이 모두 해결될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기로 했는데 쉽지가 않데. 그리움만큼 사랑이 깊어져서 그래. 특히나 당신의 쓸쓸함이 걱정될 때는 나도 모르게 무너져 내려 버리고 말아. 손을 뻗어봐도 손에 닿는 것이 없을 때의 슬픔을 너무 잘 아니까. 당신도 그 외로움을 대면하고 있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너무 아파. 당신이 지쳐버리지 않을까, 너무 힘들어서 우는 것조차 하지 못하고 있지는 않을까 걱정을 해.
사람들은 사랑은 타이밍이라고들 하지. 알아. 지금은 당신이 해결해야 할 일이 있고 정리해야 할 일도 많다는 거. 함께 쌓아온 시간이 적지 않고 우리 사랑은 기다림의 연속이었으니 서두를 이유가 없는데 사랑이 커질수록 조바심이 나네. 사랑이 너무 커져서 이대로는 무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면 당신을 향한 내 마음을 더 키우지 않고 박제시켜 두는 연습을 하고는 해. 물론 사랑은 언제나 나의 통제권 밖에 있어서 늘 멋대로 덩치를 키워놓고 있어.
그렇게 우리의 때를 기다리면서 그 타이밍이 당장 우리에게 닿지 않는다 해도 오빠만 편안해진다면, 행복해진다면 내가 다쳐도 괜찮다는 결론을 내렸어. 슬프고 마음 아픈 결론이야. 하지만 당신은 나에게 그런 존재인걸. 내 심장이 너덜너덜해져도 당신만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사랑이 깊어질수록 사랑이 어렵게 느껴져. 뭐라도 더 해주고 싶은데 지금은 그럴 수도 없으니 마음이 아려.
숲에 들어가 울다가 나왔더니 걷기도 힘들 만큼 나를 힘들게 했던 슬픔이 조금 덜어졌어요. 너무 사랑해서 슬픈 건 아무래도 너무 애처로운 일이야. 당신이 곁에 없어서 내가 쓸쓸해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아. 이런 것에는 충분히 익숙하니까. 다만 당신이 나와 같은 이런 외로움을 마주하며 보고 싶은 마음을 참고 있는 것이 마음이 아파. 그런데도 당신이 그 아픔을 극복하고 이 시련의 시기를 잘 견뎌내 주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는 내가 너무 이기적인 것 같아서 미안해. 사랑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이제야 알겠어. 사랑해서 미안해. 이 이기적인 사랑을 함께 바라봐 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