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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ppy Jan 15. 2024

어바웃 f1

어바웃 시리즈


2023년의 마무리, 내가 가장 많은 흥미를 가졌던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기꺼이 f1을 세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다.

사실 f1은 한국에서는 그리 대중적인 스포츠가 아니다. 애초에 모터스포츠에는 어마어마한 자본이 투입되어야 하는 터라 국내의 웬만한 자동차 기업들도 f1까지는 도전할 엄두가 잘 나지 않는 것도 사실이고, 주로 유럽에서 가장 인기가 많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생소한 스포츠로 여겨지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한국은 레이스 서킷을 가지고 있는 일본이나 싱가포르에 비해 f1에 대한 흥미가 현저히 떨어지는 편인 것은 사실이다.

f1은 다른 스포츠들과는 또 다르다. 뒤에서 꾸준히 언급하겠지만, 우리는 보통 스포츠를 볼 때 선수의 신체적, 정신적 한계에 몰입한다.

마라톤을 예시로 들어 보자. 물론 좋은 장비와 신발, 코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2시간 정도 되는 레이스 속에서 끊임없이 뛰어야 하는 선수의 신체적 한계, 그리고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정신적 한계를 사람들은 지켜보고, 이에 열광하고 감동한다.

반면 f1의 경우, 레이서의 신체적/정신적 한계는 당연히 존재하지만 헬멧을 쓰고 있는 터라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레이서들은 머신 (경주용 자동차) 을 작동시켜 경기에 임해야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머신의 성능이 중요하다. 얼마나 중요하냐면... 매번 그리드 앞줄 (출발할 때 앞쪽)에 위치해 있던 레이서도 팀을 이적하며 다른 머신을 사용하게 되었을 때는 매번 그리드 뒤쪽에서 출발한다는 것

이것만 보아도 레이서들 개인의 역량이 드라마틱하게 차이가 나기보다는, 머신의 성능 그리고 여기에 투입되는 자본 & 피트스탑 (바퀴 갈아끼우는 장면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에서 크루들의 노련함이 승부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러면 왜 난 이 f1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f1 산업에 열광할까?


[자본이 전부임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스포츠]

내가 f1을 좋아하는 이유는, 자본이 전부임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포츠 정신,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이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사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생각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충분한 자본의 뒷받침 없이는 뛰어난 스포츠 선수가 탄생하기는 힘들다. 타고난 피지컬과 정신력은 필수적이지만 여기에 상응하는 자본의 투입이 없다면 당장 스포츠를 지속할 수도 없을 뿐더러, 그 분야의 탑이 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뛰어난 선수들도 더 좋은 장비를 구입하고, 유니폼을 입는다. 

과거에는 수영 선수들의 점프수트가 허용되었지만 지금은 허용되지 않는 것도, 바로 이 장비 때문에 선수들의 기록에 유의미한 차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스포츠 내에서 자본은, 어딘가 떨떠름한 위치이다. 한 편의 열정 드라마를 만들고 싶지만 어쩔 수 없는 간접광고를 보는 듯한 기분도 든다.

하지만 f1은 그런 불편함이 전혀 없다! 모든 것이 자본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여과없이 보여주기 때문이다.


구글에 검색하면 나오는 f1의 머신 중 하나이다.

이 머신 하나의 값은 약 200억이다. 그런데 이 머신은 한 번 만들어 놓으면 시즌 내내 쓸 수 있느냐?


이 사고에서 선수분은 무사하십니다

기본적으로 200km/h 넘는 속력으로 달리는 머신과 좁고 구불구불한 서킷 속에서, 드라이버들이 조금만 늦게 반응하거나 핸들을 더 크게 돌린다면 그건 바로 사고가 된다.

벽에 조금 부딪히거나, 프런트 윙이 나가는 등의 비교적 수리 가능한 사고부터 엔진의 문제로 차가 갑자기 정차할 수도 있는 사고, 그리고 가장 무서운

큰 충돌사고, 연이어 발생하는 사고가 있다. 차가 거꾸로 뒤집히기도 하고 공중에 뜨기도 한다. 심하면 머신들끼리 연쇄적으로 추돌해 대형 사고에 휘말릴 수도 있다. 실제 이런 사고로 경기 중에 목숨을 잃은 드라이버도 여럿 존재한다...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추후 다룰 예정이니 여기서는 자본에 대해서 다루어 보도록 하자

한 시즌에는 대략 22경기를 치르게 되고, 매 경기 하루 전에는 그리드에서의 출발 위치를 결정하는 '퀄리파잉'을 진행한다 (연습 주행)

이 수많은 레이스 속에서 200억 정도를 쏟아부어 만든 머신이 처음부터 끝까지 멀쩡하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매 경기 메케닉들은 숨을 죽이며 경기를 지켜본다.


경기 직전, 머신에 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이들이 재빨리 투입되어 차를 수리하곤 한다.

이뿐만 아니라, 경기 중간중간 타이어를 교체하는 등의 역할을 맡는 피트 스톱의 크루들도 존재한다. 모터스포츠는 0.004초의 차이로 승부가 갈리기 때문에 피트 스톱에서의 시간을 최소화시켜야 한다. 합이 잘 맞고 경력이 있는 크루들이 존재하는 것이 핵심적이다.


1-2초 내로 모든 타이어를 교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여기에 중앙 관제탑에서 감독을 비롯한 핵심 인력들이 한 팀당 두 명의 선수를 관리하고, 전 세계를 돌면서 경기를 펼쳐야 하기 때문에 수많은 이동 비용이 요구된다.

이 모든 것들을 합하면... f1에 들이는 비용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하다. 적당한 자본과 열정만으로는 절대 진입할 수 없는 스포츠인 셈이다.

물론 그만큼 수익도 어마어마하다. 2022년의 이익은 $2.57 billion 이라고 하는데... 제가 환율에 약한 관계로 대충 어마어마하다는 점만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f1의 특징 첫 번째, 돈이 필수적이며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스포츠라서 차라리 속이 시원하다.

[팀이지만 팀은 아니다]


아부다비 서킷에서

f1에는 10개의 팀이 참가한다. 그리고 각 팀에는 2명의 레이서들이 존재한다.

워낙 변수가 많은 경기이기 때문에, 각 팀에서는 반드시 2명의 레이서들을 두어 경기에서의 포인트를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면 여기서 들 수 있는 생각이 있다.

만약에 만약에... 두 레이서 모두 너무나도 잘 달려서 1,2위가 같은 팀의 선수가 된다면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하지?

같은 팀이기는 한데 두 선수가 싸움을 할 수도 있는 건가?

우선 첫 번째, 팀이지만 팀이 아니라는 측면이다.

우리가 생각할 때의 동료는 누구보다 의지할 수 있는 존재이다. 

특히 한국에서 제일 잘 알려져 있는 쇼트트랙 같은 경우 눈물나는 팀워크가 국민들을 감동시켰던 만큼, 동료는 수많은 적군 사이의 아군인 셈이다.

하지만 f1에서 동료는 누구보다 적군이 될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필연적으로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이다. 다른 팀의 경우, 머신이 다르다는 이유가 존재하지만 같은 머신을 타고 레이스에 임하는 경우 이런 이유는 통하지 않는다.

A와 B가 동시에 경기에 임했는데도 불구하고 B만 월등한 성적을 낸다? 이것은 필연적으로 선수 개인의 역량으로 귀결된다. 

같은 팀에 속해 있는 만큼, 서로를 아끼고 챙겨주는 관계가 기본적으로 형성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온전한 팀이라고 부를 수는 없는 것이다.

두 번째, 여기서 f1의 묘미이자 슬픈 측면이 하나 대두되곤 한다.


f1의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팀을 위해 경기에 임해야만 한다. 그리고 f1에서는 포인트가 두 가지의 방식이 있는데... 

바로 드라이버 챔피언과 컨스트럭터 챔피언으로 구성된다는 점이다.

드라이버 챔피언은 말 그대로 전체 드라이버 중 누가 짱인지를 가리는 것이다. 당연히 레이스에서 1위를 많이 한 사람이 해당이 될 것이고

컨스트럭터 챔피언은 팀 단위의 계산이다. 전반적으로 드라이버들이 더 자주 상위권에 든 팀이 이 챔피언을 가져갈 수 있다.

이 점 때문에 f1에서는 팀메이트끼리 온전한 승부가 벌어지지 못한다.

팀메이트 A와 B가 있다. 현재 레이스에서는 A가 1위, B가 2위로 달리고 있다. 팀의 입장에서는 1,2위가 확정된 상황이니 컨스트럭터 챔피언십에서는 이미 유리한 상황이다.

그런데 문제는, B가 기존에 쌓아놓은 포인트가 더 많아 드라이버 챔피언이 될 가능성이 월등히 높을 때이다.

이번 레이스에서는 분명 A가 더 잘 달리고 있었으나, 팀은 드라이버 챔피언을 위해 B에게 1위를 양보하라고 지시한다. 결국 A는 팀을 위해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다.

모두가 그렇겠지만, f1 드라이버들은 누구보다도 승부욕이 강한 선수들이다. 단순히 나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기만 해도, 팀의 대의를 위해서 나의 자리를 어떠한 경합 없이 팀메이트에게 넘겨주는 상황은 결코 유쾌하지 않을 것이다.

억울하면 내가 더 빨리 달려야만 하는 냉혹한 세계 속에서, f1은 온전한 팀이 될 수 없다.

이건 왠지 우리의 이야기와도 비슷하다. 직장의 예시를 들어보기만 해도, A회사와 B회사의 직원들은 서로 더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경쟁한다.

그러나 회사 단위의 경쟁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경쟁 속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가장 절친한 나의 동료와의 경쟁도 필수적이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 친구와의 내신 경쟁, 학점 경쟁은 필연적이다.

대부분의 스포츠는 온전한 타자를 전제로 한다. 국가 단위의 선수들이 팀으로 출전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우리는 온전히 '대한민국'만을 응원하면 된다. 한 종류의 외집단만 존재하기 때문에, 사람들 간의 결속은 끈끈해지고 더 열광적으로 응원한다.

그러나 f1은 두 개의 외집단이 존재한다. 다른 팀과의 경쟁, 그리고 팀메이트와의 경쟁이라는 이중의 테마는 어쩐지 우리의 현실을 더 잘 대변해 주고 있는 것 같아 나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많은 것이 정해져 있지만 모든 것이 정해져 있지는 않다]

앞서 말한 것처럼 f1은 자본의 거의 모든 것을 좌우하는 스포츠다.

하지만 자본이 모든 것을 좌우하지는 않는다. 경기 중에는 정말 수도 없이 많은 변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f1에는 크게 세 개의 강팀이 존재한다. 벤츠, 레드불, 페라리 이 세 팀은 전통이 깊거나 (페라리) 어마어마한 자본 투입으로 단기간에 많은 성장을 이끌어 낸 팀들이다 (레드불)

이 팀은 많은 돈을 써서 최고 중에 최고인 드라이버들을 영입하며, 훨씬 더 정교한 성능의 머신을 만들어 낸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기에서 이 팀의 드라이버들이 그리드 첫 줄 (가장 유리한 자리) 을 선점하곤 한다.

하지만 이들의 독주만 이어진다면 f1은 더 이상 매력을 갖지 못했을 것이다.

강팀의 머신 엔진에 갑작스런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비가 많이 오는 날의 우천 주행에서는 빗길에 강한 드라이버들이 현저히 유리한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f1에서는 사고에 말려들 수도 있다. 드라이버 본인은 잘 하고 있어도, 다른 드라이버의 실수나 연쇄 추돌로 본인의 머신도 망가지게 되면 더 이상 경기를 할 수 없게 된다. 말 그대로 한치 앞도 모르는 승부인 셈이다!

그래서 때로는 약팀의 드라이버가 p1 (1위) 자리를 차지하는 짜릿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이게 10개의 팀이 모두 f1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이변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그 이변이 또 다른 국면을 만들어 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물론 여전히 자본이 많은 것들을 좌우하기는 한다. 이변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여전히 강팀들은 상위권을 차지하고 앞서나가곤 한다. 이변만 있다면 강팀이 왜 있겠는가? 하지만 이변은 꽤 충분히 존재한다. 포기하지 않고 레이스를 하다 보면, 언젠가는 나도 모르게 앞서나가고 있는 상황을 마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f1에서는 많은 것들이 이미 결정되어 있지만 모든 것이 결정되어 있지는 않다.

[모든 걸 태운다]

f1의 드라이버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들은 시즌 중에 전 세계를 돌면서 수많은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한 경기에 드는 부담도 결코 적지 않다. 평균 1시간 반~2시간의 시간 동안 드라이버는 기본 200km/h~300km/h가 넘는 속도로 달리는 머신을 통제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은 말 그대로 목숨을 내놓고 달린다.

한 번의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드라이버들이 받는 물리적 충격도 적지 않을 뿐더러, 실제 경기 도중 발생한 사고로 사망한 드라이버들도 존재한다. 지금은 헤일로 (halo)와 같은 안전 장비를 머신에 필수적으로 탑재하게 하면서, 여러 아찔한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무사할 수 있었으나 최근의 경기에서도 위험한 상황은 끊임없이 연출되고 있다.

드라이버들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다. 물론 어마어마한 명성과 부를 가져다줄 수 있는 일은 맞지만, 끊임없는 불안과 위험을 택하는 그들의 모습이 신기하게 다가온다. 

자신이 열광하는 분야에 말 그대로 '모든 것을 내놓고' 달리는 그들의 심정은 어떨까?

나는 살면서 어떤 한 대상에 대해 그렇게 열정적으로 모든 것을 쏟아부은 적은 없는데, 하나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을 수 있는 그들의 용기가 대단하면서도 신기하다.

[우리의 삶과 닮아 있다]

f1을 보면, 문득 우리의 삶과 꽤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f1은 그 극한과 하이라이트를 담아 냈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삶의 성공은 이들만큼 화려하지도 않고, 위험하지도 않다

그러나 그 흐름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제일 처음 말했던 자본의 문제의 이치에서 첫 번째 흐름이 나온다.

개개인의 열쩡!과 능력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생각보다 자본은 우리 삶의 많은 것들을 결정한다. 

어렸을 때 인상깊게 본 짧은 만화가 있다. 비슷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아이 a와 b가 있다. 그러나 이들의 가정환경은 완전히 다르다. 

a는 부유한 부모님 아래 같은 b+의 성적을 받아도, 과외 선생님을 붙여주고, 좋은 대학에 가고, 아버지 지인을 통해 좋은 회사에서 인턴십을 하며 차근차근 자신의 스펙을 쌓아나간다.

그러나 b의 부모님은 당장 빠듯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바쁘다. b+의 성적도 '이 정도면 잘했지'가 되고, 대학에 가서도 등록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스펙을 쌓을 시간이 없다.

시간이 흐른 후 그들은 한 연회장에서 마주하게 된다. a는 어느덧 성공한 사회 지도층으로서, b는 연회장의 웨이터로서 만나는 것이다. 직업에 귀천은 없지만, a는 '성공은 개개인의 노력에 달린 것이며, 이를 환경의 탓으로 돌리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며 b가 들고 있는 쟁반 위의 샴페인을 집어든다.

위의 예시를 보고 누군가는 극단적이라고 할 수도, 어떤 사람은 당연한 현실이라고 할 수도 있다. 나는 어쨌든 세상의 꽤 많은 결과는 개개인의 역량에 자본을 얹은 댓가로 도출된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팀은 온전한 팀이 아니라는 점에서 두 번째 흐름이 나온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꽤 많은 팀에 속하게 된다. 학교, 회사 등 많은 팀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고 여러모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한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그 안에서의 온전한 '내집단'이 이루어진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고등학생들은 내신을 따기 위해 옆자리의 친구와 경쟁해야 하고, 대학생들은 학점을 따기 위해 동기와 경쟁한다. 회사에 들어가서는 승진하기 위해, 입지를 다지기 위해 동기를 비롯한 회사 내의 사람들과 경쟁해야 한다.

슬프기도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온전한 내집단으로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은 몇 되지 않는 것 같다.

물론 온전한 내집단만이 바람직하다는 말은 전혀! 아니다

적당한 정도의 경쟁과 자극은 우리를 고무시키고 성장시키는 중요한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많은 것이 결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모든 것이 결정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세 번째 흐름이 나온다.

물론 우리가 살아가는 데 환경과 자본은 굉장히 많은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때로는 어떤 우연한 기회에 의해서, 노력에 의해서 우리의 삶은 전혀 다른 경로로 향하기도 한다.

약체로 평가받았던 팀이 상위권에 랭크되기도 하고, 예상치 못했던 변수는 경기의 판도를 완전히 뒤집어놓는다.

나는 이게 어쩌면 인생의 묘미라고 생각한다. 완전한 정비례나 반비례의 곡선으로 설명할 수 없는 어떠한 리프트 혹은 허들이 존재하는 인생에서, 나의 노력이 필연적으로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운이 따라주기를 바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리는 모습이다.

우리 학교에는 '불확실성의 수학적 이해'라는 과목이 있는데 어쩌면 우리의 삶은 '불확실성의 인생적 이해'라고 생각한다 ㅋㅡㅋ

f1은 결코 친숙한 스포츠는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플에서 'f1 : drive to survive'를 볼 수 있었던 건 2023년의 나에게 큰 행운이었다.

새로운 스포츠를 보고 싶다면, 수많은 모략과 음해와 승부가 판을 치는 냉혹한 자본의 세계를 보고 싶다면, 그리고 그 속에서 짜릿한 승부의 모습을 엿보고 싶다면 f1을 한 번쯤 보는 것도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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