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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쓰담 Aug 18. 2022

세탁소 아줌마가 나랑 친했나?

아니, 저한테 왜 그러세요

"똑똑똑"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맥주 한 캔을 따서 남편과 이야기를 하는 중이었다. 오늘은 서운하고 서럽고 어이없고 너무하다 싶은 그런 날이었다.



"누구세요?"

현관문을 열지 않고 물었다. 동네 언니인가 싶어서 묻긴 했는데 아닌 듯했다. 언니는 미리 연락을 하고 초인종을 누른다. 남편은 "세탁소인가" 했다.



"나야!"

모르는 목소리지만 일단 문을 열었다. 엘리베이터에서 열림 버튼을 누른 채 문 밖으로 몸을 있는 대로 내민 웬 아줌마가 있었다.


"이거 얼른 받아가" 하시며 옷을 하나 내미셨다. 둘째 작다의 주황색 체육복이었다. 끝이 뜯어져서 세탁소에 맡겨야 할 것 같다고 남편에게 말했던 그 옷이었다.



......? ......?? ......??????

일단 받아서 들어왔는데 얼떨떨하고 황당했다. 내가 저 아줌마랑 친했던가? 왜 저렇게 얘기하지? 생각할수록 더욱 황당했다.


아아, 세상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있음을 새삼스레 깨달은 날이었다.



내가 다 이해할 필요는 없다, 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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