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을 옮기고 전보다 훨씬 나아진 듯했다. 훨씬이라 표현했지만 워낙에 병자였어서 도긴개긴이지만 그래도 병자는 좋다. 고작사흘에서 나흘 정도 지났을 때였다. 깨끗하게 나으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병자는 고작 이 정도에도 감사하다. 삐그덕거리며 어기적 다니지 않는 것만 해도 얼마나 좋은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도긴개긴이라 말했듯이 여전히 허리는 아프고 다리는 저리다. 하체와 상체, 정확히는 엉치와 견갑골에 부위마다 나흘에서 닷새 간격으로 근육주사를 맞는다. 약 용량 때문에 하루에 한 군데씩만 가능하다고 하셨다. 말이 나흘에서 닷새 간격이지 두 군데라서 주말 지나고 어찌저찌 지나고 보니 이틀 간격으로 주사를 맞고 있다.그 사이사이에 도수치료를 하면서 근육을 풀어야 한다고 열심히 눌러주시면 근육통까지 더해진다. 원래 있던 통증에 주사를 맞고 나면 생기는 통증에 도수치료 후에 얻는 근육통까지.. 그야말로 대환장 파티다.
여기병원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진료를 본다. 주사와 도수치료 없이 오롯이 물리치료만 받는 날은 일주일에 하루 정도다. 그야말로 찔리고 눌림의 연속이다. 풀릴 새도 없이 계속되는 치료에 어쩌면 통증을 통증으로 잊고 있는 중일지도 모르겠다.
통증을 줄여주고 근육을 이완하기 위한 주사는 엉치와 견갑골에 직접적으로 놓는다. 2대에서 4대까지 놓는데 지점마다 눌리는 횟수는 어마무시하다.
1. 우선 아픈 지점을 확인하려고 촉진하며 누른다.
2. 확인된 지점에 표시를 하면서 다시 누른다.
3. 주사를 놓는다. 약이 생각보다 오래 들어간다.
4. 밴드를 붙여주면서 한 번 더 누른다.
5. 밴드를 다 붙이고 나서 풀어준다고 또 누른다.
말이 '누른다'지 아픈 지점을 만지고 누르고 풀어줄 때마다 소리가 절로 터져 나온다.
다행히 통증이 조금씩 조금씩 하향 평준화되고 있는 듯하지만 상태에 따라 일희일비하지 않기로 했다. 무엇보다 괜찮은 듯해서 전에도 출근했다가 다시 병가를 재개했던 이력이 있어서 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