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은 성장할 일도 없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 일도 없다.
정지된 상태로 그대로 머물다 말겠지.
햇빛이 빛치면 생기고 그늘이 생기면 사라지는 그림자처럼 증발하겠지
파도가 밀리고 흘러 지나가는 것처럼
바람결이 스치고 지나가는 것처럼
과거는 과거형으로 남겠지
흔적은 하나의 ‘삶’뿐이지만
누군가에는 지워져야 할 기억이고
또 누군가에는 기억이 되어야만 하는 것이기도 하다.
흔적을 지우고, 그 흔적을 기억하는 ‘일’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그 기억의 흔적
그 기억의 흔적을 가지고 산다 라는 느낌은 어떨까?
흔적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 버려졌다는 점,
오래되었다는 점, 더 이상 반짝거리지 않는다 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이 흔적들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쓸모없는 것들을 지워내는 것은 어쩌면 하루하루를 살아내기 위한 버팀이 아닐까 싶다.
그 속에 머물렀던 흔적 그리고 남겨진 것들
흔적을 지우는 일은 버리라고 해도 버리지 못하고, 머물렀던 흔적은 간직하고 싶어도 간직 할 수가 없다.
흔적을 지우는 일과 흔적을 지키는 일 그 사이를 매번 오가면서도 흔적에 스며들고 스며들어 언젠가는 잊히고 잊히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