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빛의 여정 13화

장편소설 빛의 여정 13화 / 2장 우연인가 운명인가

by 포텐조

장편소설 빛의 여정 13화 / 2장 시작(우연인가 운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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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즈에게 지목당한 사람이 수십 명이었다. 연단에서 밑을 바라보며 하나 둘씩 지목했던 건 잠시, 검지를 한 바퀴 돌리더니 첫 줄과 두번째 줄에 있는 사람들을 통째로 데려가겠다고 선언했다. 대중이 동요하는 사이에 언제 다가왔는 지 모를 네이즈의 호위병들이 지명당한 사람을 공터로 데려가기 시작했다. 순간 저항하는 사람도 있었다. 소리를 지르며 손을 뿌리치려 했으나 호위병들은 자비없이 양쪽으로 붙잡아 그를 데려가자 공포스러운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갑작스러운 징발에 크리네스 장로가 분위기를 진화하려 애썼으나 소란이 줄어들지 않았다. 어느 한쪽에서 욕을 하는 소리를 들은 네이즈는 참다 못해 앞에 있던 장식용 화로를 발로 차며 연단 밑으로 떨어 뜨렸다. 화로에 있던 불꽃들이 흩날렸고 네이즈의 외침으로 대중들의 소란이 잦아들었다. 잠시 이마를 붙잡다가 감정을 가라앉힌 네이즈는 다시 연설을 이어나가며 데려가려는 사람들은 채광된 돌들을 날라주는 잡일만 해주면 된다며, 이틀이면 끝날 일임을 알렸다.


장로도 거들면서 선별된 사람들이 갈 곳엔 아보의 사제들이 이미 도착해 이그네움과 관련해서 조사하고 있을 뿐이며 손이 부족해 크리네스의 인력이 필요한 상황임을 다시 언급하고 있었다. 네이즈는 가는 길과 오는 길 해당 장소에서 위험한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주장했다. 사람들은 침묵했다. 곧 이어서 그는 수여식이 끝났음을 선포했다. 지목당한 사람들이 속속 공터로 분리되어 모여 들었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행사가 끝나자 제 갈길을 가는 것을 보며 부러워 했다. 공터로 찾아온 가족 혹은 친구에게 잠깐의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 와중에 교대로 식사하는 호위대와 네이즈는 차려진 만찬을 거부하지 않고 깨끗히 비웠다. 공터를 지키고 있던 아르한은 만찬장에 있는 아버지 대신 공터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고 있었다. 방금 전에 들었던 내용의 반복이긴 했지만 그래도 염려스러운 사람들은 재차 확인했다.


로이딘과 시테온, 루네도 아르한에게 질문을 해댔다.

"나도 알 수가 없어 아까 말씀하신 바가 다야, 듣기론 그냥 이틀정도 떨어진 곳에 가서 조사단을 돕는 역할이라던데?"

싱거운 대답을 반복적으로 하는 아르한에게 로이딘이 다시 물었다.

"돌아올 때는 어떻게 되는 거야?"

"돌아올때는 우리 경비병들이 너희랑 같이 귀환할거래"

"어디 팔려가는 게 아니라?"

루네가 조금은 격앙된 목소리로 질문했다. 그런 모습에 아르한도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그건 절대 아냐. 다만 어디로 가는 지는 나도 몰라. 그래도 하루 내지는 이틀이면 끝날 일이랬어, 일만 거들고 각자 집에 돌아가래 정말이야"


모든 일정을 마친 네이즈의 일행과 크리네스 4세는 공터로 왔다. 그리고 그들을 향해 따로 입을 열었다. 이 시간 부로 곧바로 출발 할 것이며 가는 데 2일, 오는 데 2일 그리고 머무는 데 2일로 얼추 일주일이 소비 될 것이라는 네이즈의 설명은 아르한이 말했던 바와 다름이 없었다. 지목당한 사람들을 반쯤 에워싼 호위대들이 계속 무서운 인상을 주기 딱 좋아 보였는 지 네이즈가 잠시 그들을 물리면서 이야기를 했다. 이번에도 그는 사람들을 선별했는 데 오른 팔이 아예 없는 부족민이 있어 돌려보냈고, 안색이 너무나 안 좋아 보이는 사람을 지목해 돌려 보냈다.


다들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지만 노예나 인신공양은 없을 것이라 말하는 크리네스 4세의 설명에 주목했다. 그들을 향해 미리 알려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며, 자신의 거처에서 네이즈의 갑작스럽고 일방적인 제안을 들었던 장로였지만 굳이 언급하지는 않았다. 돌아오면 이그네움에 대한 배분을 좀 더 해줄 것임을 약속했다. 어찌되었든 로이딘과 친구들의 이그네움 받아내기 목적은 달성되었다. 다만 과정이 좀 더 길어질 예정이지만.


그들에게 필요한 식량이나 꾸러미는 호위대가 나눠 줄 예정이었다. 또한 진정시키려는 모양인지 사람들을 묶어서 호위병과 같이 각자의 집을 잠시 방문하고 인사 후에 복귀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주어지는 시간은 곧 끝나는 정오까지였다. 가족이 있는 사람들은 잠시 자신의 집을 방문 했다. 루민이나 사유타에서 온 부족민들은 어쩌다 지목당해 더욱이 억울했겠지만 공물 절반때문에 침묵해야 했다. 같이 온 대표단 일행들에게 인사를 하고 일주일 뒤 크리네스로 데리러 오겠다는 약속들을 받았다. 로이딘과 시테온, 루네처럼 공동 숙소에서 지내는 부족민들은 돌아가서 방을 공유하는 사람들에게 짧은 인사와 함께 복귀했다. 시테온은 그의 동료들에게 "돌아와서 마른 약초잎이 하나라도 없어졌단 알아서 하라"며 잔소릴하며 문을 닫았다.


몇몇 사람들은 혹시 몰라 괭이나 도끼등 도구를 챙기려 했고, 가지고 나오자마자 다시 갖다 놓으라는 호위병의 엄격함에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로이딘도 나무꾼 동료들에게 일주일 뒤에 보자며 인사했다. 그리고 문 밖을 나서려 할 때 직감적으로 마른 풀잎과 나무 조각들이 들은 주머니를 챙기고 나왔다. 그는 가죽으로 만든 벨트에 주머니를 달았다. 영원한 추위는 언제 어디서나 존재 하니까. 각자 일주일 간의 여정의 심적인 준비를 마칠 무렵 정오가 지나 모두 제자리에 모여있었다. 지목되어 모인 사람은 47명이었고 네이즈의 일행은 24명이었다.


모두가 정문을 향해 돌아 서 대기하고 있을 때, 로이딘 옆에 있던 루네가 성벽 밖을 바라보면서 한 마디를 던졌다.

"돌아올 때도 다 같이 돌아왔으면 좋겠어"



14화에서 계속...

"때가 차매 그 빛이 다시 솟아나리라"


(매주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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