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빛의 여정 53화 / 5장 전투 수도원
장편소설 빛의 여정 53화 / 5장 전투 수도원
로이딘은 주문을 보이고 난 후 몇일이 지나자 땅에 솟아나는 빛들을 안정적으로 소환할 수 있었다. 그의 빛은 안정적일 수록 더욱 더 강렬하고 앞을 보기 힘든 눈부심이었다. 이 영광의 빛을 부디 좋은 곳에 사용했으면 하는 베일런의 소감과 함께 본격적으로 로이딘, 시테온, 루네는 주문 훈련을 각자 연습하도록 하며 육체적 전투 훈련을 시작했다. 당일 찾아 간 연습장은 장소는 동일했으나 베일런이 사용하던 테이블엔 긴 나무봉과 작은 나무봉 그리고 날이 서지 않은 도끼와 검 그리고 활이 놓여 있었다. 주목할 만 한 건 4~5개 되는 연습용 허수아비가 연습장에 놓여있었던 게 일상이였지만, 그 날은 연습장 바깥으로 향하는 5개의 문 중 2개가 활짝 열려져 있었고 문 밖 바로 야외 맞은 편 멀리에 과녁 2개가 놓여있었다. 그리고 안 쪽에 있던 허수아비는 2개로 줄어든 채 배치되어 있었다.
베일런은 로이딘과 친구들을 맞이하며 루네에게 활을 건네며 말했다.
"아주 궁금해, 루네. 활 실력이 대단하다고 시테온이 그렇게 노래를 부르고 다니더만 이번에 한번 보여주지 않겠니?"
시테온은 박수를 쳤지만 이내 쪼그라들었다. 루네가 조용히 째려보고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거부하지 않았다. 활과 화살통을 잡고 열린 문의 과녁 쪽으로 이동했다. 루네 근처에 모두가 그녀의 실력을 보기 위해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루네가 화살 하나를 꺼내들었다. 조용히 활에 화살을 매겼다. 그리고 시위를 파지하고 당겼다. 잠깐의 정적. 그녀의 눈이 화살 촉처럼 매우 날카로워져 있었고 몇달 전의 사냥꾼 루네의 모습을 로이딘과 시테온에게 다시 비추었다. 다만 살짝 팔이 떨리는 것 같았다. 그래서 오히려 긴장한 건 베일런인듯 그는 마른 침을 삼킨 채 루네가 활을 잡아 당긴 모습과 과녁쪽을 번갈아 보고 있었다. 시위를 놓았다. 화살이 바람을 가르며 멀리 날아갔다. 이내 네모난 과녁판 중앙에 그려진 붉은 원을 맞추었다. 기대에 부흥하듯 원에서도 거의 중앙을 맞춘 루네는 미소를 지었다. 박수가 쏟아졌다. 베일런이 웃으며 말했다.
"시테온이 그나마 이번만큼은 허풍을 떨지 않았구만. 팔이 떨렸는데 어떻게 맞췄니?"
루네가 활을 거두며 답했다.
"직감이죠. 사냥감을 쫓아 달리면서 쏴야하면 이런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베일런이 머리를 긁적였다.
"오히려 네가 허풍을 떠는게 아니니?"
베일런의 말에 방금 전 시테온에게 째려보기를 시전하듯 베일런에게도 그대로 째려보며 삐진 척 했다.
당황한 베일런은 두손을 모은 채 사과를 했다.
"아..아냐 결과가 증명했으면 됐지? 그치 친구들?"
로이딘과 시테온은 눈칫 밥을 먹은 게 한 두번이 아닌 지라 조용히 머리를 끄덕였다.
베일런은 이번에 연습장에 놓인 서랍으로 이동하더니 무언가를 꺼내왔다. 방금 전 화살보다 두께가 굵고 촉도 바늘처럼 가늘고 긴 화살을 루네에게 건넸다.
"이것으로 한번 해보자. 전투 수도사들 중에 숙련된 궁사들이 북쪽 괴물들이나 바슬라 멧돼지를 상대하기 위해 특수 제작해 사용하고 있는 화살이야"
루네가 이번에도 자신있게 화살을 받아들었으나 살짝 아찔한 모양이었다. 무게가 남달랐기 때문이다. 그녀가 되물었다.
"아니 이걸 매기고 쏜다고요?"
베일런이 답했다.
"일반 화살을 백 날 쏴봤자 가죽이 뚫리질 않고, 박쥐시체들 같은 경우들은 흠집도 나질 않아"
그녀는 살짝 옷의 팔 부분을 걷어 부치고 화살을 매기기 위해 활을 잠시 내렸다가 몸을 일으키며 시위에 매겼다. 헌데 얼마 못가 다시 몸을 앞으로 기울며 활을 내려놔야 했다. 쉽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 이거 진짜 쏠 수 있는 것 맞죠?"
베일런이 말했다.
"화살도 그렇지만 나중에 활을 기가 막힌 것을 보면 아마 이건 약과였음을 상기하게 될거야"
다시 루네가 숨을 한 번 고르더니 활을 내려 화살을 시위에 매기고 다시 몸을 일으켰다. 이번에는 팔이 더욱 바들바들 떨렸다. 그녀는 입을 꽉 다물고 있었고 눈을 한번 지그시 감더니 뜨고 팔이 더욱 더 떨리기 전에 재빨리 놓았다. 특수화살은 바람을 가르는 것 뿐만 아니라 가르는 소리마저 내며 날아가더니 아까 전의 붉은 원의 중앙보다 떨어진 바깥 쪽에 박히면서 주변 부위를 박살을 내버리며 뒤로 넘어갔고 과녁도 뒤로 휘청이더니 반쯤 쓰러지기 일보 직전으로 누워버렸다. 베일런을 빼고는 모두가 놀라는 표정을 지었고 루네는 이어 눈이 동그랗게 뜬 채 자신이 쏜 결과물을 바라보았다, 화살의 위력이 양손 망치로 쳐부수는 것만 같았다.
베일런은 그럼에도 붉은 원을 맞춘 루네를 보며 크게 칭찬했다.
"이야 굉장한 걸? 굳이 연습이 필요하지 않겠는데? 아니다... 그래도 근접전에 연습을 더 할애 해야 하겠지"
수고했다며 루네를 격려한 베일런은 루네와 다른 친구들을 데리고 다시 실내로 들어왔다. 루네는 팔을 한바퀴 돌리면서 풀었다. 이번에는 로이딘의 차례를 불렀다. 긴장한 로이딘은 아무 재주가 없는 막대기같은 뻣뻣한 몸인데 과연 무엇을 보려는 지 싶었다. 베일런은 그를 테이블 앞으로 부르면서 말했다.
"자, 로이딘의 무기를 무엇으로 하는 게 좋을 지 한번 볼까나?"
갑자기 루네가 외쳤다.
"로이딘은 나무꾼이었다는 것을 잊지 않으셨죠?"
베일런은 기억하고 있던 것을 떠올리며 옳거니 싶어 웃었다.
"아? 맞아 그래 고맙다 루네. 이리와 꼼짝말고 도끼를 들어라 로이딘"
시테온이 장난을 건 걸 아무 죄도 없던 로이딘에게 루네의 불똥이 튀었다. 루네는 웃음기 가득한 표정으로 로이딘을 바라보았고 로이딘은 생계로 했던 작업을 무슨 전투 훈련으로 전환시킨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로이딘은 그럼에도 양손 도끼와 한손 도끼 중 한손 도끼를 선택 해 손에 쥐었다. 양손도끼가 사실상 로이딘이 나무를 베는 데 사용해 왔으나 왠지 한손 도끼를 선택 해 허수아비와 마주하는 게 훈련할 때 편할 것이란 판단때문이었다.
54화에서 계속...
"때가 차매 그 빛이 다시 솟아나리라"
(매주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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