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 한 건 다 신발 탓
"새 신을 신고 뛰어 보자 폴짝, 머리가 하늘까지 닿겠네~" 종일 흥얼댄 노래다. 오늘 아침 5시50분, 어제 새로 산 신을 신고 나왔다. 정녕 하늘이 닿을 것만 같았다. 새까지 날아와 축하를.
뜨거운 여름 되니 본격적으로 걸어보겠다는 의지가 불볕 더위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걸음 동력은 7월부터 개시했다. 헬스 할 때 신던 운동화로 1시간 이상 걸으니 발가락 밑에 굳은 살이 배겼다. 마치 처마밑 고드름마냥 대롱대롱 뾰족산이 되어 걸을 때마다 아팠다. 차라리 크록스 신발 신고 걸으면 굳은살 통증이 줄었다.
크록스에 착안해 그와 비슷한 트레킹화를 샀다. 예쁜 걸 추구하는 여성들은 다른 브랜드를 선호 한단다. 오리발 같기도 한 이 신발, 내 발에 딱이었다. ALTRA, 알트라, 밤새 기분이 좋아 고이 모셔 뒀다. 이왕 오리발 같은 김에 발가락 양말까지 샀다.
발길 닿는 곳, 이란 이런 건가. 발이 편해 그런지 다리에 나침반과 모터를 단 것 같았다. 오전에 걸은 게 이미 1만8천보. 처음 가는 동네를 이저저리 쏘다니다 멋진 카페도 발견했다. 셀프운영이라 저렴하고 분위기와 맛 모두 향기로웠다.
영화음악이 흐르고 하도 고요해 모서리 구석에서 가부좌 틀고 호흡명상도 했다. 신발에 혹여 땀 찰라. 명상 동안 가지런히 또 고이 모셔뒀다.
90분간 걷고 카페에서 휴대폰 충전 후 남은 90분을 또 채웠다. 하늘까지 걸을 기세.
내친 김에 엄마, 아부지가 머물렀던 분당서울대병원 뒷산. 다음 주 우리 정이 로봇수술까지 산신령께 빌었다.
성남시 도서관 중 하나인 무지개도서관에도 갔다. 신발 벗고 들어가는 곳이었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가 생각났다. 생애 첫 20만원 넘는 신발을 소유 하니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재빠르게 나가 냉큼 신고 걸었다. 신발 본질대로.
역시 장비빨, 브랜드빨이구나. 저녁 먹고 또 걸으려다 빗물에 신발 버릴까봐 오늘은 2만으로 마감 한다. 우리 정이 휴대폰 번호도 2822인데.
6월까지 커진 위장, 7월이 되어도 몸무게는 늘기만 했다. 몸무게가 왜 자꾸 불으나 했는데 근육량은 22.2kg ->23.6kg으로 늘고, 체지방률은 18.4%->17.2%로 줄었다. 근육량이 늘었지만 그래도 몸무게에 방심 말자.
새 신을 신고 뛰어보자 폴짝은커녕 신발 밑창 꺼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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