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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접시꽃 질 때

맹서의 자세

by 이주형

접시꽃 질 때

- 맹서의 자세 -


어떤 맹서가 이다지도
올곧을까요

오롯이 하늘 향해

한 길을 내는

접시꽃에게서 당신을 향

마음의 자세를 배웁니다

무너지는 하늘을 이고도
꼿꼿이 장맛비를

건널 수 있는 건
비록 한순간일지라도

당신이 받아주신

맹서의 진심을

알기 때문입니다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접시꽃이기에 세상 유혹이
강할수록 당신이 주신 첫 마음을

품은 채 기쁘게 단숨에 집니다


떨어져도 풀어지지 않고 앙다문 꽃잎은

곧 있을 만남에 대한 맹서의 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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