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log #13
누군가 나에게 발리 시간은 어땠냐고 묻는다면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 누구나 잠시 멈추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없는 그 '무'의 시간에서
온전히 나를 들여다볼 여유를 스스로에게 주세요. "
나에게는 그것이 발리 시간이었지만 사람에 따라 여러 이름으로 불려지겠죠! 그 '무'의 시간 안에서 많은 나 자신의 이야기를 찾게 되면 나 스스로가 낯설면서도 또 익숙하게 다가올 겁니다. 피하지 말고 천천히 잘 받아들여보세요. 그 시간이 끝나면 잊고 지냈던 나를 새삼 다시 대면하게 될 겁니다. 그럼 알게 될 겁니다. 나라는 사람은 원래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요. 나 스스로 나를 함부로 대할 만큼 그런 가벼운 존재가 아님을 알아차리게 될 겁니다. 그때면 다시 나의 시간을 ON 시켜 보세요. 이렇게 쉬어 가는 겁니다.
무엇을 하기 위해가 아닌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떠난 여행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뭐든 그렇게 열심히 뭔가를 했더라. 그렇게 힘들게 다시 찾아온 '나'와 다시 한번 뛰어 보려 한다. 나의 인생 그래프는 다시 바닥 도약 시점이지만 예전의 그 바닥보다는 높다. 다시 떨어져도 오늘의 바닥보다는 또 더 높을 테고, 그래서 떨어지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다. 어떻게 나를 찾아야 하는지 방법을 알고 있어서 더 이상 무섭지 않다.
나를 위해 많은 걱정과 위로와 응원을 건네주고 기다려준 사람들에게 고맙다 꼭 인사 건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