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레이첼 킴 Oct 22. 2023

에필로그 - 일상 속 예술의 곁들임

예술은 더 행복하게 사는 법을 가르쳐준다.

사람들은 예술은 거창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술? 먹고 살기 바쁜데 무슨.' 

예술은 전시회를 가야만, 오페라를 가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예술은 시간 내서 가야하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발견하는 것이다. 그래서 바쁜 일상 속에서 할 수 있는 '예술의 곁들임'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영화는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예술이고, 음악 또한 이어폰만 꽂으면 나오는 예술이다. 음식과 술 또한 그러하다. 정성스럽고 충만한 식사는 내가 나를 아껴야지만 가능하다. 나의 과거와 미래까지 모두 사랑하는 일이다. 



우리는 늘 예술과 함께한다. 주말에 나들이를 갈 때면 아름다운 것들을 보러 가곤 하지 않는가. 

예술은 삶 속에서 녹아들고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감각이다.



또한 예술은 나의 고민을 해결하고 깨달음을 줄 때가 있다. 부부싸움을 하고 난 다음 로맨틱영화를 보면 분이 눈녹듯 사라진다. 우리도 참 사랑만 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서로의 존재만으로 살아갈 힘을 얻던 때가 있었는데 현실에 치이다 보면 다 잊고 살게 되더라.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어버렸다. 결혼하고나서 참 많이도 상처주고 싸웠다. 서로 달라서 끌렸던 우리가 이제는 넌 왜 나와 다르냐고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하게 되었다. 어디 그뿐이랴,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진 점도 많다.


그는 술을 좋아하는 나에게 끌렸다던데, 건강 상의 이유로 술을 먹지 않는 나를 보고 변했다고 했다. 나도 그의 다정하고 속삭이는 듯한 서울 말씨에 끌렸었는데, 나와 함께 지내다보니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그를 보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오래된 일기장을 뒤져 글을 쓰면서 다시 되돌아보게 되었다.

싸우면 며칠 동안 말도 하지 않는 우리 사이. 남편과 나의 관계를 회복시키고 싶었다.

책을 쓰는 내내 상처의 흔적에 마데카솔을 바른기분이었다. 새살이 돋게 솔솔.



예술은 일상 속의 스트레스를 해결해주기도 한다.

지치고 힘든 날엔 나의 시간이 담긴, 취향이 담긴 향초를 골라 포근한 잠자리에 드는 경험을 권하고 싶다.


이 모든 것이 도시에서 소멸하지 않고 행복의 근육을 키우는 일이고 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해 단단하게 견디는 방법이다. 삶의 틈을 알차게 메우면서 사는 것, 그것이 내가 사는 방식인것을.



예술은 덜 소비하고, 더 행복하게 사는 법을 가르쳐준다.


예술을 곁들이면서 한 끼 식사를 차려내는 것,

사랑하는 사람들과 도란도란 같은 술을 마시는 것,

취향이 흐르는 시간과 장소를 탐색하는 것.



우리 자연스럽게 늙어가면서 살자. 잘 살려고 애쓰지 말고 그냥 살다보면 어느 순간 잘 살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마음을 다스리고, 행복의 근육을 단련하고 취향을 넘어서 아름다움의 깊이를 고민하면서.



이전 22화 가족의 역사는 늘 음식과 함께, '친정엄마'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