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우리는 기업들의 인재상과 핵심가치를 모아 정리했고 그에 맞는 스펙들을 정리했다. 그리고 그 스펙을 자소서로 옮길 때 어떤 프레임으로 옮겨야 하는지 살펴보았다. 이번 글은 이 둘은 어떻게 조합해 사용하는지 설명하려 한다. 조합법을 설명하는 이유는 취준생들이 가장 많이 자소서에서 범하는 오류인, 동문서답의 오류를 피하고 질문 의도에 맞는 답을 유도해 합격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결론부터 말하면,
'평가자가 묻는 말에 맞는 답을 하라'
동문서답을 피하자
필자가 멘토링 지도를 하다 보면서 느낀 것은 의외로 묻는 말에 대한 답이 아닌 동문서답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동문서답 오류의 원인 ]
① 의도를 잘못 파악한 경우
② 쓸 스펙이 부족해 억지로 가져다 붙인 경우
③ 글을 써내려 가는 관성에 의해 주제를 잊은 경우
이와 같은 이유로 질문에 대한 적절한 답이 아닌 전혀 엉뚱한, 평가자가 보기에 "띠용?" 할 수 있는 답을 쓰는 경우가 많다. 이는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오류이고 특히 당장 취업을 앞둔, 마음이 급한 취준생들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 오류이니 반드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필자가 가장 많이 본 사례를 하나 소개하면,
'최고지향'을 묻는 "최고 수준의 목표를 세워 끈질기게 달성한 경험을 쓰시오"라는 질문에 "00 프로젝트를 하는데 팀원들이랑 트러블이 있어서 쉽지 않았다. 그러나 끊임없이 노력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와 같은 답변이 가장 많았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도 "띠용?" 하는 느낌이 들었을 텐데 정작 작성한 자소서를 첨삭하면 대다수가 이렇게 쓰고 있다. 무엇이 잘못된 걸까?
먼저 질문의 의도를 잘못 파악했다. 이 질문의 핵심은 '최고 수준의 목표 설정'과 '달성 방법'에 들어간 당신의 생각 즉, 로직(Logic)이다.
"당신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높은 수준의 목표를 정했고, 왜 그런 생각을 했나요(WHY)?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활동(HOW)들을 했고 그 결과(WHAT)는 어떠했나요?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나요?"
위 질문을 풀어쓰면 이렇게 된다. 그렇다면 당신은,
"전 이러한 이유 때문에 높은 목표를 잡았는데 그 이유는 000입니다. 그 목표가 어렵기는 했지만 달성하기 위해 어떤 플랜을 짜서 실행했고 그 결과 성공적으로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000을 배웠습니다."
이렇게 쓰는 것이 질문 의도에 적합한 답변을 한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면, 자소서나 면접을 통해 여러분을 평가하는 사람들은 여러분의 논리적 사고 능력과 배우려는 태도를 가장 중점적으로 본다. 즉, 경험이나 스펙을 소개할 때 '어떤 생각을 가지고 그 활동을 했고 그것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를 효과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그다음으로 동문서답을 하는 이유는 안타깝게도 질문 의도에 맞지 않는 경험과 스펙을 억지로 구겨 넣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만약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그에 해당하는 스펙을 보충하면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끼워 맞춰야 한다. 이때 취할 수 있는 전략은 최대한 경험의 다른 면을 부각해 한 경험이라도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했다는 인상을 주게 만들어 오류를 피해야 한다.
마지막 원인은 자소서가 몰릴 때 특히 많이 발생하는데 글을 많이 쓰다 보면 글 쓰는 관성에 의해 글이 산으로 가는 경우가 있다. 이 오류를 피하는 방법은 마감 직전에 제출할 생각으로 작성하지 말고 하루 정도 여유를 갖고 작성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잠깐 리프레쉬를 한 후 다시 수정하는 방식으로 작성해야 관성에 의해 산으로 가는 오류를 막을 수 있다. (작가들도 이런 식으로 글을 쓴다)
앞선 오류는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오류이다. 오류를 줄이려면 오류를 범하고 있는지 아닌지 확인할 잣대가 필요한데 그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자소서 프레임이다. 프레임을 잘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최소한 문제의 의도에 맞는 답을 작성할 수 있어 합격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정답으로 이끄는 자소서 프레임
필자의 자소서 프레임은 질문의 의도를 그대로 따라가게끔 만든 프레임이다. 즉, 간혹 문제 의도를 잘못 파악했다 하더라도 프레임에 맞게 작성하다 보면 결국은 문제 의도에 답변을 일치시킬 수 있다. 그리고 의도에 맞는 답변을 한 만큼 평가자들의 입맛에도 맞고 기억에도 오래 남는 자소서를 쓸 수 있다.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려면 다음의 순서로 활용하면 된다.
[ 프레임 전략적 활용 순서 ]
① 질문이 어떤 핵심 가치에 해당하는지 파악한다(핵심가치 표 참고)
② 그 핵심가치에 해당하는 적절한 스펙을 고른다
③ 스펙을 자소서 프레임 순서에 맞게 작성한다
이렇게 프레임을 활용할 경우 앞서 말한 동문서답의 오류를 줄일 수 있다. 즉, 문제 의도에 맞는 적절한 대답을 할 수 있게 이끌어주는 것이 프레임의 역할이다. 비교적 경쟁률이 낮은 서류 전형에서 문제 의도만 잘 맞춰도 탈락할 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다른 인재상들에도 이것은 그대로 적용된다. 독자 여러분들이 할 일은 아래의 정리표를 가지고 전략적으로 활용해 합격률을 올리는 것이다.
프레임을 잘 활용해 오류 없이 자소서를 작성할 경우 수정할 부분이 적어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그만큼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이 여유를 활용해 3번 오류를 잘 점검하면 높은 합격률을 자랑하는 자소서를 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주의할 점이 있는데 설령 프레임에 맞게 작성했다 하더라도 핵심가치에 맞지 않는 스펙을 고를 경우에도 자소서가 산으로 갈 수 있다. 이때 다시 한번 여유를 갖고 아래의 표를 보면서 자신이 적은 스펙이 해당 핵심가치, 인재상과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형식과 작성법은 좋아도 주제에서 벗어나는 자소서를 쓸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만 주의해서 아래의 표를 활용해 작성하면 정답에 가까운 자소서를 쓸 수 있어 취업 깡패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게 될 것이다.
(아래 두 표는 앞서 우리가 같이 살펴본 기업들의 인재상, 핵심가치와 그에 해당하는 스펙을 정리하는 프레임 표이다)
이번 장에서는 취준생들이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인 '질문 의도에 맞지 않는 답'을 하는 오류를 자소서 프레임을 통해 극복하는 방법을 다뤘다. 앞선 글들에서 핵심가치, 인재상 정리표를 활용해 스펙을 정리하고 그 스펙을 자소서로 옮길 때 어떤 프레임에 따르면 좋을지 살펴보았다. 그리고 이번 장에서 그 둘의 활용을 정리했다. 다음 장에서는 마지막으로 필자의 합격 자소서를 통해 자소서의 형식, 예를 들면 소제목을 써야 하는가, 들여 쓰기를 해야 하는가 등등에 대해 다루려 한다. 자소서를 쓸 때 형식에 대한 궁금이 조금 해소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