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복잡하고 예측은 어렵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문고리를 보시죠?
그렇다면 문고리의 구조를 그릴 수 있나요?
전혀 못그린다면 1점, 완벽히 그릴 수 있다면 5점일 때, 여러분은 몇점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마 4점 정도를 고르셨을 겁니다.
그럼 이제 문고리의 구조를 한번 그려봅시다.
진짜로 한번 그려보세요.
종이에 직접 그려도 30초면 됩니다.
다 그리셨나요?
정답을 공개합니다.
문고리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셨겠지만, 그림은 못 그렸을 겁니다.
이 실험의 교훈은 "세상은 생각보다 복잡하다"입니다.
오늘 다룰 주제기도 하지요.
세상은 복잡합니다.
문손잡이 하나도 저렇게 복잡한데, 정치, 경제, 기술같은 거대한 주제는 얼마나 복잡할까요?
게다가 문손잡이는 변하지 않지만, 세상은 변합니다.
문손잡이에 비유하자면, 우리가 문을 열때마다 문손잡이의 구조가 변하는 셈이죠.
좋은 예시로, '호주 두꺼비' 일화가 있습니다.
20년 전 호주 정부는 해충을 박멸하기 위해 천적인 두꺼비를 방생했습니다. 덕분에 몇 년 후 해충은 줄었죠.
그런데, 호주에는 두꺼비의 천적이 없어서 해충이 줄어든 후에도 두꺼비는 증식했습니다.
결국 호주 생태계에 큰 피해를 입히게 되었죠.
두꺼비가 해충을 잡아먹을 것만 예상했지, 그 후에 두꺼비가 어떻게 될지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이렇게 한 사건이 벌어진 후에 연쇄적으로 벌어지는 사건을 2차 사건이라고 합니다.
2차 3차 사건이 벌어지며 다양한 상호작용이 일어나면 미래는 더 예측하기 어려워집니다.
이처럼, 세상은 복잡하고 변화합니다.
우리는 흔히 세상을 자판기처럼 예측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콜라 버튼을 누르면 콜라가 나오는 자판기처럼 세상을 대합니다.
하지만 세상은 규칙대로 움직이는 자판기가 아닙니다.
(주식을 해보면 직접 느껴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세상은 돌릴때마다 새로운 모양이 펼쳐치는 만화경에 가깝습니다.
분명히 규칙은 있지만, 우리는 그 규칙을 다 알지도 못하고, 규칙은 계속 바뀝니다.
이 때문에 큰 문제가 생깁니다.
미래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죠.
이 그래프는 시장이 예측한 미국 기준금리입니다.
이 그래프를 보면 미래 예측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습니다.
그래프의 노란 선은 각 시점마다 시장이 예측한 기준금리이고, 파란 선은 실제 기준금리입니다.
잘 보면 노란 선 수십개 중 대부분은 미래를 예측하지 못합니다. 조금 엇나간 것도 아니고, 아예 추세를 놓친 예측이 대부분이죠.
위에서 설명했듯 세상이 복잡하고 변하기 때문에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죠.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복잡한 세상을 단순화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있지요.
과연 세상을 단순화하면 쉽게 세상을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까요?
복잡한 세상을 단순화하면 예측할 수 있을까요?
책 '일의 언어'에서 소개된 '밀크셰이크 역설' 일화를 보면 그 답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의 한 밀크셰이크 체인점이 매출을 늘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고객들을 인터뷰하며 사람들이 밀크셰이크를 더 많이 사먹게 하려면 어떻게 바꿔야 할지 고민했죠.
맛도 바꿔보고, 질감이나 향, 색깔, 재료를 바꿔보며 시도했지만 매출은 그대로였습니다.
그래서 고객 조사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밀크셰이크는 오전에 한번, 오후에 한번 대량으로 팔린다는 사실을 발견했죠.
오전 시간대 고객은 장거리 운전을 하느라 입이 심심한 트럭 운전사였고, 오후에 구매하는 고객은 자식에게 작은 간식을 사주는 부모였습니다.
둘의 수요는 정반대입니다.
트럭운전사는 더 큰 용량과 달콤한 재료를 선호했고, 부모들은 작은 용량과 건강한 재료를 선호했습니다. 한 고객층에 맞는 해결책은 다른 고객층에게는 맞지 않습니다. 전체 고객군을 한 덩어리로 단순화해서 생각했다면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습니다.
이처럼, 복잡한 문제를 단순한 접근으로만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하면, 문제의 핵심을 놓치게 됩니다.
모든 것은 가능한 한 단순화해야 하지만,
지나치게 단순해서는 안 된다.
- 아인슈타인
그렇다면, 전문가에게 미래예측을 맡기면 어떨까요?
실제로 미국의 교수 필립 테틀록(Philip Tetlock)이 20년간 전문가 300명의 미래 예측 능력을 실험했습니다. 의외로, 전문가들의 미래 예측 능력은 형편없었죠. 전문가의 예측 정확도는 무작위로 다트를 던지는 침팬지와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미래는 전문가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참고로, 테틀록 교수는 후속 연구에서 전문가보다 탁월하게 미래를 예측하는 특별한 일반인들을 찾아냅니다. (이 사람들이 사용한 기술은 나중에 연재할게요. 팔로우하시고 알림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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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사고'개념을 소개한 하워드 막스는 책 '투자에 관한 생각'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미래를 한번은 맞출 수 있어도
꾸준히 맞추기는 어렵다.
전문가들도 다르지 않습니다.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일은, 움직이는 다트판을 눈 감고 맞추기만큼 어렵습니다.
그런데, 심지어 정확하다고 좋은 예측이 아닙니다!
예측이 실용적이려면 3가지 조건을 갖춰야 합니다.
실용적인 예측은 1) 보상이 있는 미래를, 2) 지속적으로, 3) 적은 리스크로 맞춰야 합니다.
1) 보상이 없는 예측, 2) 어쩌다 한번 맞추는 예측, 3) 틀렸을 때 비용이 큰 예측은 실용성이 떨어집니다.
예를 들어, 보상이 큰 예측이지만, 1000번에 한번 맞춘다면 실용적인 예측은 아닙니다.
흔히 매번 대폭락이 온다고 주장하는 일명 시장예측가들이 이렇습니다. 이들은 주식시장 대폭락이 올 때까지 폭락을 예측합니다. 보통 대폭락이 10년에 한번 벌어지기 때문에 언젠간 얻어걸려서 유명해집니다만, 틀린 예측까지 고려하면 정확도가 낮아서 쓸모 없는 예측입니다.
3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예측은 희귀합니다.
지금까지 비관적인 얘기만 했습니다.
미래 예측은 좋은 의사결정의 기본인데,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다니
우리는 다트를 던지는 침팬지를 이길 수 없는 걸까요?
다행히, 정확히 예측하지 않아도 좋은 예측을 할 수 있는 2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 그 방법을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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