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wns are gon clown but they keep me on my Bruce Wayne
I killed this 44 like MJ with the flu game
어따대고 평가질, 개소리마
난 하락장에서도 PUMP하지 AOTY
삼대가 배아프길, wonderin' “When does he die?”
니 자식들의 자식들도 분명 헤이터니까
We the Top 1, 2, 3
3 kings, 3 gods
When we cook, it's 1, 2, 3
3 stars
미슐랭
미슐랭
Top 1, 2, 3
3 kings, 3 gods
When we cook, it's 1, 2, 3
3 stars
미슐랭
미슐랭
(가자!)
맛있다 맛있다 맛있다--
Damn, my life tastes so good
멋있다 멋있다 멋있다--
가끔 쓴맛도 보지만
맛있다 맛있다 맛있다--
Damn, my life tastes so good
멋있다 멋있다 멋있다--
fuck a recipe, my life tastes so good
에픽하이의 노래‹미슐랭 CYPHER› 가사
어제 공개된 에픽하이 신곡을 종일 반복해 들었다. 어떤 부분에선 에픽하이 초기의 날 선 멜로디로 돌아간 것 같기도 어떤 부분에선 여유로운 멜로디에서의 날 선 가사가 여전히 멋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에픽하이의 노래 대부분은 내가 어떤 일을 생각하거나 진행하는데 동기부여가 되어주었다. 자신감을 채워주기도 그냥 옆에 있어주기도 나를 더 낮은 상태로 만들게도 했다. 그런 면에서 이 곡을 고등학교 1학년 때나 2학년 때 들었다면, 어떤 일에 자신감을 가지게 해 주었지도 모르는 일이다.
어떤 멜로디와 맞아떨어지는 가사는 현실에 충실하도록 하고 어떤 가사는 멜로디만큼이나 낮아져 과거를 돌아보도록 한다. 그런 면에서 이번 노래는 나를 채찍질하면서 '그래, 넌 이미 되어있어, 그러니까 허튼 데 마음 쓰지 말고 자신감 갖고 잘 좀 해봐'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는 것 같았다.
아버지 얘기를 또 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데. 아버지와 술을 마시면서, 자주 듣는 말은 "인간이 돼라"는 말과 "겉멋 들지 말고 할 거면 제대로 해"라는 말이다. 그런 말들을 나는 이상하게도 보수에서 배울 점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건 정말로 이상한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보수적인 아버지한테서 내가 배울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해서 그렇다. 내가 본 아버지는 적어도 대충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으셨기에.
타일 붙이는 일에 따라가 같이 하다 보면, 잘못됐어도 그냥 넘길 수 있는 일을 아버지는 되짚고 돌아가 바로 잡았다. 자른 타일의 크기가 조금 맞지 않아도, 한 장 때문에 타일 박스를 새로 뜯는 일이어도, 공장 코팅 과정에서 흠집이 조금 난 불량 타일도 골라내라며, 아버지는 그냥 넘기지 않았다. "작품을 망쳤다"라는 표현을 자주 쓰시곤 했다. 밤늦게까지 일을 하게 되더라도 타일을 붙인 부엌이나 화장실이 하나의 완벽한 작품이 되길 원했다. 그래서 타일 붙이는 아버지의 모습은 벽 전체를 캔버스 삼아 그리는 화가 같기도 했고 밋밋한 벽을 재구성하고 꾸미는 설치 미술가 같기도 했다.
아버지는 지역에서 50년을 타일공으로 일했다. 차를 타고 아버지와 드라이브를 할 때면 종종 아버지는 저 집, 저 건물, 저 식당, 저 빌라를 가리키며, 젊은 시절 시공했던 곳들을 알려주곤 하신다. 그때는 무엇에 홀린 것처럼 일했다고, 어디를 가다가 근처에 집을 짓고 있는 곳이 보이면 '아 저기 일감도 곧 나한테 오겠구나'하면서 눈여겨봤다고 하며 자주 회상하곤 하신다.
그런 것도 이제는 다 지난 때. 이제 아버지는 더는 타일을 붙이지 않고 창고 안 연장은 아버지의 손이나 얼굴의 주름처럼 같이 녹슬고 늙어간다.
아버지를 잘 안다는 한 아저씨는 내게 아버지의 건강상태를 물었었고, 젊을 때 다른 타일공보다 일을 너무 많이 해서 그렇다는 말을 들은 나는, 잠이 오지 않는 그날 밤의 시간을 견뎌내기 힘들었다.
아버지는 내게 미슐랭 3 스타는 될까. 미슐랭 가이드가 생겨나고 유명해진 이유를 생각하면, 아버지가 붙인 타일과 소홀히 하지 않고 제대로 작품을 만들어내는 모습 그리고 먼 지역에서도 아버지에게 전화해 시공해 줄 수 있는 지를 묻고 견적 봐주기를 요청한 일이 많은 것을 보면, 타일공으로 성공한 3 스타가 되기에 충분하다. 타일의 붙임 정도와 수직, 수평이 even 하달까.
아무튼, 이 노래를 듣다가 아버지도 생각나고. 예전부터 생각하긴 했는데, 에픽하이의 노래들을 듣다 보면 미국 소설가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작품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주인공 홀든 콜필드가 생각나곤 한다. 위선자가 판친다는 이유로 학교도 그만두고 사회에서의 위선자들을 겨냥하고 환멸을 느끼는 홀든 콜필드는 동생이 해맑게 회전목마를 타는 모습을 가장 좋게 바라보기도 한다.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붙잡아주는 거야. 애들이란 앞뒤 생각 없이 마구 달리는 법이니까 말이야. 그럴 때 어딘가에서 내가 나타나서는 꼬마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거지. 온종일 그 일만 하는 거야. 말하자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나 할까. 바보 같은 얘기라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정말 내가 되고 싶은 건 그거야. 바보 같겠지만 말이야."
위선적인 사회의 모습을 경계하고 순수 본연의 모습을 추구하려는 주인공 홀든 콜필드의 모습은 종종 소설 안에서 발칙하고 직설적이고 반항아 같은 기질처럼 보일 때가 있다. 하지만 그 모습은 역설적으로 홀든 콜필드가 이상한 것이 아닌 사회가 이상한 것임을 느끼도록 해준다.
다른 것에 휘둘리지 않고 하려는 것을 제대로 하라는, 본연의 것에 충실하며 크게 가라는, 이런 생각이 결국 나를 성장하도록 하는 마음이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