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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운 Feb 23. 2022

10분이면 OK!! 초간단 김치찌개

깊은 맛 감칠맛 다 잡았다!! *^^*

팔 수술 3개월 차.

오른팔을 수술하니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 오른팔을 수술하니 하기 정말 어려운 것!

1. 손글씨 쓰기 : 야심 차게 시작했던 필사와 캘리그래피를 못하고 있어 "정말 정말 × 100배" 아쉽다.

2. 음식 하기 어렵다 : 무, 당근, 감자 등과 같은 뿌리채소를 나박 썰기 어렵다? 아니, 할 수가 없다.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무리해서 썰면 종일 통증에 시달린다. 앵글이가 좋아하는 최애 뭇국을 끓일 수가 없다. 월남쌈, 김밥과 같이 채를 많이 쳐야 하는 음식 또한 할 수 없다. 채칼을 쓰면 되지 않겠느냐고 하지만 채칼이 낼 수 없는 칼질의 맛이 있다. (사실 조금은 핑계다. 만들고 난 뒤의 통증이 무서워 안 하고 있는 것이 팩트다.)

3. 청소가 어렵다 : 진공청소기 돌리기, 물걸레 청소기 돌리기는 자동이라 쉬울 줄 알았다. 그런데 오른손잡이가 왼손으로 다루기 쉽지 않다. 걸레질을 해야 하는데 걸레를 빨 수가 없다. 아니, 짤 수가 없다. 물티슈로 청소하기에는 마음이 불편하다. 환경에 죄짓는 기분이란... ㅠ.ㅠ (이것도 핑계다. 핑계 김에 쉬어가는 중이다.)


구구절절 기록하자니 입 아프다, 아니 팔이 아프다... 제일 아쉬운 건, 너무너무 좋아하는 취미활동을 전혀 할 수가 없다. 손뜨개, 자수 등의 수공예와 캘리그래피... 그리고 최강 취미인 홈베이킹(ㅠ.ㅠ)을 못한다. 베이킹의 기본은 머랭 치기와 반죽인데... 할 수가 없다. 너무 슬프다...


넋두리로 시작했지만, 간소화하고 또 간소화하다 보니 맛도 시간도, 무엇보다 팔도 아낄 수 있는 초간단 김치찌개를 만들게 되어 소개합니다. 요령을 부리다 보니 꾀를 내게 되고, 그러다 보니 이제 누가 먹어도 존맛탱 김치찌개를 만들게 되었어요. 신김치만 있다면 10분이면 OK! 초간단 김치찌개를 저와 함께 만들어 보시겠어요?


10분이면 OK! 초간단 김치찌개



♬ 재료 : 시원하고 아삭한 신김치, 쌀뜨물, 두부, 대파, 팽이버섯, 김치찌개용 참치, 동전 육수

깊은 맛 감칠♬맛

1. 김치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세요. 칼질을 못하는 관계로 가위를 이용해서 나박나박!

남편이 손질해 준 대파(초초 강조!!)와 나머지 재료를 준비해 주세요.

2. 만드는 양에 따라 다르지만 동전 육수 2~4알 정도, 전 세 알을 넣었어요.

※ 제가 음식을 할 때 육수 끓이는 데에 에너지를 많이 쓰는 편이었어요. 지금은 하기 어려우니 동전 육수로 대체합니다. 3개월 사용해보니 팔이 다 나은 뒤에도 이 편리한 것을 계속 사용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단점이라면 가격에 비해 엄청 헤프다는 것!

3. 쌀뜨물을 부어주세요. 그리고 보글보글 끓여주세요.

※ 육수의 감칠맛 대신 쌀뜨물의 고소한 맛이 김치찌개의 풍미를 더해줍니다.

4. 손질된 대파를 가위로 총총 썰어주세요.

※ 남편이 손질해 준 대파예요. 이 정도는 제가 할 수 있지만 설거지를 도와주는 남편에게 슬쩍 들이밀었더니 깨끗이 손질해 주었습니다.

5. 팽이버섯을 잘라주세요. 팽이버섯은 길게 찢어서 넣어도 좋지만 저는 질깃하게 씹히는 식감을 좋아하지 않아서 3 등분하여 넣어주었어요. 취향대로 손질해 주세요.

6. 두부를 손질해 주세요. 흐르는 물에 씻은 후 과도를 사용하여 먹기 좋게 잘라준 후 흐르는 물에 한번 더 씻어주었어요. 가지런히 준비된 부재료 준비 끝!!

7. 멸치액젓을 한 큰 술 넣어주세요.

※ 육수의 깊은 맛과 감칠맛을 잡아 줄 멸치액젓이에요. 다시 육수를 동전 육수로 대체하였기에 멸치액젓을 조금 넣으면 육수의 맛이 깊어져요.

8. 다진 마늘과 고춧가루를 넣어주세요.

※ 친정아버지께서 텃밭에서 키운 고추를 건조기로 잘 말려 음식에 넣을 수 있도록 곱게 갈아주셨어요.

9. 보글보글 끓어오르면 두부를 넣어주세요.

※ 두부를 처음부터 넣으면 국물이 탁해져서 김치찌개 맛이 조금 깊어질 즈음 넣어주는 편이에요.

10. 두부를 넣은 김치찌개가 보글보글 끓으면 대파와 팽이버섯 손질된 것을 넣어주세요.

11. 김치찌개용 참치는 마지막에 찌개를 드시기 직전 넣어서 한소끔 끓여주세요.

※ 처음부터 참치를 넣으면 국물에 비릿한 참치 향이 느껴져요. 담백하게 드시려면 마지막에 넣어주시는 것이 좋아요.

※ 일반 참치를 넣어서 끓여도 좋아요. 그런데 제가 끓어보니 김치찌개용 참치에 약간의 간이 되어있어서 후루룩 끓이는 찌개가 훨씬 더 맛있게 느껴졌어요. 취향 따라 넣어주세요.

12. 10분이면 OK! 초간단 김치찌개 완성!!

※ 과정을 설명하려다 보니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 모든 재료 한 번에 넣고 10분 동안 끓여도 비슷한 맛이 납니다. 단, 참치만 마지막에 넣어주세요.


1인 밥상으로 식사를 하는 우리 집 식사 풍경에 맞추어 쟁반에 담아 가족 앞으로!!

맛있다고 한 그릇 뚝딱!

어렵지 않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김치찌개는 1년 365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매력이 있죠. 오늘도 식탁을 채워준 김치찌개가 참 고맙네요. 쌀쌀한 날씨에 뜨끈한 찌개 한 그릇만 있어도 밥상 걱정은 없어요. 맛있게 드세요~!


가족들의 아침을 챙겨주고 저는 제가 좋아하는 노트북 앞에 앉았습니다. 아침밥은, 갓 지은 뜨끈한 밥 위에 조금 전에 만든 김치찌개를 덮밥으로 얹어왔어요. 대체로 제가 밥을 이렇게 먹죠. 쟁반에 가지런히 차린?? 보다 이게 더 편해서요. 글을 쓰면서 한 숟갈씩 떠 넣으며 글을 써 봅니다.

 


차린 건 없지만 맛은 있었어요. ^^ 보는 이를 짠하게 만들기는 하는데 사실 전 이게 편해서 이렇게 먹는 거라 괜찮아요. 얼른 후루룩 냠냠 쩝쩝 먹은 뒤 커피를 마실 거예요.



최근에 네스프레소 버츠오를 구입했어요. 남편 찬스로~ ^^

커피 한 잔과 제가 좋아하는 다이제 볼을 함께 먹으면 맛이 꿀맛이죠. 김치찌개의 잔 맛을 커피 향으로 바꾸고 다이제 볼을 입에 넣으면 달달하게 녹아내리는 초콜릿에 한 번, 그 속에 크런치한 다이제스티브 맛에 두 번 반하는 맛이에요. 


"위기가 곧 기회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


저는, 팔이 아픈 것을 핑계로 요령껏 사는 것을 배우고 있어요. 종종 대며 바지런을 떨다가 갑자기 잃어버린 일상에 조금 당황했지만 적응하고 나니, 조금 지저분해진 환경도 괜찮더라고요. '깔끔 떨면서 쓸고 닦고 하다가 팔만 망가졌구나' 위로하면서 '적당히 살아도 세상은 굴러가는구나'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음식을 하루 세끼와 간식 두 끼 모두 만들어 먹다가 팔이 아파진 후, 배달, 포장 그리고... 어마어마한 밀키트 세상에 빠져들었어요. 우와~~~ 밀키트 세상은 신세계죠. 제가 굳이 칼질을 안 해도 되게 다 손질해주고 하물며 세척도 마친 상태로 오니 흐르는 물에 후루룩 씻어 그대로 냄비에 넣고 물 부어 끓이기만 하면 OK! 정말 우리나라 살기 좋은 나라예요.


없으면 안 될 것 같은 것은 없더라고요. 세상과 어느 정도 타협해가면서 적당히 꾀부리고 살아봤더니 여유 시간이 생기고, 마음도 풍요로워졌어요. 몸이 덜 피곤하니 짜증도 덜나고 되레 사이가 좋아졌거든요. 엄마들이 집에서 엄청 움직이잖아요? 조금 덜 움직이고 조금 지저분하게 살아도 누구 하나 불편해하지 않고 잘 굴러가는 것을 배웠습니다. 


오늘은 조금 꾀부리며 나를 위해 따끈하고 향긋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드라마 정주행 어떠세요?


맛있는 아침과 여유로운 시간이 행복한 로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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