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운 Nov 03. 2021

얼큰한 "돼지고기 두부김치찌개" 끓이기

얼큰한 돼지고기 두부김치찌개 라면과 붕어빵 그리고 향긋한 커피

''라면'은 못 이겨!


축구를 마친 동글이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엄마, 오늘 외식하면 안 돼?"

"외식? 뭐 먹고 싶은데?"

"나 지금 엄청 배가 고파서... 잔치국수 먹으러 갈까?"

"잔치국수가 먹고 싶어?"

"아니, 그게 빨리 나오니까..."

"엄마가 동글이 좋아하는 붕어빵도 사다 놓고, 김치찌개 끓이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김치찌개?"

"응."

"그럼, 나 김치찌개에 라면 넣어줄 수 있어?"

"넣어줄 수 있지."

"좋아. 그럼 나, 라면 많이..."

"알았어... 얼른 와~"


동글이의 주문으로 라면을 넣은 "돼지고기 두부김치찌개"가 오늘의 메뉴로 당첨되었습니다.




이미 김치찌개를 다 끓여버려서 조리 과정은 찍지 못했어요. 하지만, 김치찌개쯤은 모두 잘 끓이시니까 오늘의 메뉴를 소개만 해 드릴게요.


동글이가 좋아하는 '얼큰한 돼지고기 두부김치찌개 라면'



※ 재료 : 새콤하게 익은 김치, 돼지고기 목살, 가래떡(기호에 따라), 두부, 팽이버섯, 마늘, 대파, 멸치육수(또는 생수와 동전 육수 2알) 그리고 라면사리



얼떨결에 라면사리가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두부김치찌개가 주인공이었는데 라면이 들어가는 순간 주인공은 조연으로 밀려나고 무조건!! '라면'이 주인공이 되죠.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운동을 열심히 하고 배가 고픈 동글이를 위해 기꺼이 주인공의 자리를 내어줍니다.



끓는 소리도 '보글보글' 맛있게 나죠? 이제 완성되었어요.



동글이는 떡국을 엄청 좋아해서 아침 메뉴가 떡국이 될 때도 많아요. 국밥, 떡국, 가끔 찐만두 10개가 동글이의 아침이죠. 오늘은 동글이가 좋아하는 꼬들꼬들 라면으로 준비했어요. 그냥 라면을 끓일 때는 잘 읽힌 라면을 좋아하는데 김치찌개에 넣을 때는 꼬들꼬들한 라면을 좋아해서 오늘은 꼬들면이에요. 동글이는 두부도 좋아합니다. 이유식 할 때부터 좋아했어요. 두부를 프라이팬에 노릇노릇 구우면 거의 한 모를 혼자 먹을 수 있을 만큼 좋아하죠. 동글이의 식성이 꼭 아재 같죠?


꼬들면, 떡국떡, 두부, 팽이버섯, 김치, 그리고 국물 많이...


"엄마, 다 됐어?"

"응, 지금 뜨고 있어."

"엄마, 나 팽이버섯 많이..."

"응, 팽이버섯도 많이..."


버섯 중에서 팽이버섯을 제일 좋아합니다. 버섯이 국수가락처럼 생기고 씹는 식감이 쫄깃해서 좋다고 해요. 앵글이는 느타리버섯과 양송이버섯을 좋아하고, 저는 표고버섯을 좋아합니다. 오늘은 동글이가 좋아하는 팽이버섯을 넣었어요.



동글이의 한 그릇 식탁이 준비되었네요.


"우와~~~ 정말 맛있겠다!"

"맛있어 보여?"

"응. 엄청..."


라면 먼저 후루룩, 후루룩 면치기를 해 봅니다.


"엄마, 이거 완전 짱! 짱짱!! 맛있어. 이거 많이 있어?"

"많이 있어. 그런데 라면은 그게 다야. 더 먹으려면 하나 더 넣고 끓여야 해."

"라면은 괜찮아."

"먹고 더 필요하면 말해."

"응..."


라면을 넣으니 다른 반찬도 필요 없고, 밥도 국에 비벼먹으면 되니 간편하고 좋습니다. 엄마 마음이 참 이상하죠? 그냥 라면만 끓여줬으면 마음이 불편했을 거예요. 저녁식사이고, 운동하고 온 뒤라 든든히 먹이고픈 엄마 마음에 라면은... 맛있게 먹는 모습이 흡족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하지만 동글이가 너무 맛있게 먹고 있으니 엄마 미소가 절로 나옵니다.


동글이 덕분에 가족 모두 라면을 넣은 '얼큰한 돼지고기 두부김치찌개'를 먹게 되었어요. 동글이는 돼지고기를 좋아하지 않아서 동글이의 그릇에는 돼지고기는 빠져있습니다. 국물에 우러나왔을 테니 먹은 거나 진배없죠.


"엄마, 나는 밥 안 줘도 돼."

"그럼, 네 것은 네가 떠서 와."

"응."


건더기 위주로 먹는 앵글이는 돼지고기 잔뜩, 라면, 떡만 떠 왔어요. 앵글이는 두부를 좋아하지 않아요. 두 아이의 식성이 너무 달라서 일단 다 넣고 떠 줄 때 취향대로 담아줍니다.




우리 동네 붕어빵 맛집 '덕수 다방'에서 오늘 분량 마무리 붕어빵 15개를 포장해 왔어요. 찌개를 끓이고 있을 때 순삭~ 찌개를 먹고 난 뒤 커피 한 잔과 순삭~ 15개가 온데간데 사라지고 없네요. 밥을 먹은 거 맞겠죠?


덕수 다방 붕어빵은 쥔장이 팥을 직접 삶아서 소를 만들어요. 그래서 달지 않고 팥이 꽉 찬 붕어빵을 맛볼 수 있어요. 붕어빵 주변에 붙은 반죽을 떼지 말고 포장해 달라고 합니다. 동글이가 바삭한 식감을 좋아해서 겉에 눌어붙은 반죽을 잘 떼어먹거든요.


붕어빵이 생각나는 것을 보니 찬바람이 불긴 부는 모양입니다. 오늘은 뜨끈뜨끈한 '얼큰한 돼지고기 두부김치찌개 라면'과 붕어빵, 그리고 따뜻한 캡슐커피로 후식까지 마무리했습니다. 엄마의 정성으로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해도 오늘도 역시 라면을 이기지 못했네요. 한 달에 두어 번 먹는 라면이니 '맛있게 먹었으면 0칼로리'라고 허허 웃지요.


사진을 보고 나면 라면 생각이 나실 텐데, 소화기능이 저처럼 좋지 않으신 분들은 라면 많이 드시지 마세요~ 오늘 저녁 저는 라면 빼고 김치찌개와 밥을 먹었습니다. 전골냄비에 한 솥 끓이니 취향껏 담아 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내일은 또 어떤 메뉴가 기다리고 있을까요?



맛있는 식탁으로 사랑이 가득한 로운의 집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