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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의 루틴(feat.백수시대 유튜브)

백수일지 D+30 (2020.07.11)

by 제피로스

새로운 루틴을 만들어 한 달 정도 실천하고 있습니다.

백수프로젝트의 일환이기도 합니다.

백수라지만 넘쳐나는 시간을 아무렇게나 쓰고 싶지는 않고,

일상을 최대한 균형 있고 생산적으로 보내고자 시작했습니다.


예전에 여러 번 비슷한 시도를 해봤지만

제대로 성공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그래서 이번에 큰맘 먹고 다시 한번 도전합니다.


KakaoTalk_20200711_213209609.jpg 루틴 체크리스트


<아침 루틴>


1. 10시 전 기상

백수도 10시 전엔 일어납니다. 그렇다고 매일 9시 55분에 일어난다는 건 아닙니다. 마지노선이 10시란 말이죠. 평소엔 7-8시 사이에 곧잘 일어나지만, 전날 과음을 하거나 피로가 심한 날엔 늦게 일어나기도 합니다. 다만 반드시 7시간을 자려고 노력합니다. 지금껏 살아온 결과 제 적정 수면 시간은 7시간 언저리인 것 같습니다. 6시간을 자면 다음 날 피로가 남아있고, 8시간을 자면 너무 잔 것 같아 찌뿌둥해요. 이렇게 매일 10시 전에 기상했다는 사실은 눈뜨자마자 뭔가를 하나 성취했다는 만족감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만듭니다.


사실 기상시간을 지키는게 살면서 가장 어려운 일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매일 6시, 7시 일어나기와 같은 목표는 성공률이 높을 수가 없습니다. 살다보면 여행을 가거나, 아침일찍 눈을 못뜰때가 반드시 생기더라구요. 한 두 번 실패하다 보면 타협하고 나약해지고 그러다 무너지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습관은 언제나 지키기 쉬운 작은 목표들로 시작하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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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홍초 마시기

1년 전부터 눈을 뜨자마자 물을 한 컵 벌컥벌컥 마시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빈속에 물을 마셔주는 게 건강에 좋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응가도 술술 잘나와요.) 요즘엔 물에 홍초를 약간 타서 영양제와 함께 먹습니다. 적당한 양이 중요합니다. 홍초는 당분이 많고 산성분이라 위와 간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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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스트레칭

아침에 딱 30분. 허리 재활을 위해 시작했습니다. 대학시절부터 디스크 증상이 있었는데, 귀국 후에 병원을 가보니 상태가 좀 더 악화된 것 같더라구요. 보험이 된다지만 본인부담률도 높고, 여러 번 도수치료를 받기엔 부담이라 셀프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약 한 달 정도 매일 아침마다 하고 있는데, 효과가 정말 좋네요. 허리의 통증이 많이 사라졌고, 오래 앉아있어도 거뜬합니다. 백수는 뭘 하든 하루 종일 집에 앉아 있을 때가 많았는데, 중간중간에 허리만 잘 풀어주면 이젠 아무렇지도 않아요.


스트레칭을 해보세요. 5분이라도 좋습니다.

아침을 시작하는 기분이 달라지네요. 상쾌통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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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명상

스트레칭이 몸의 피로와 뻐근함을 해소해준다면, 명상은 마음과 정신의 피로를 없애줍니다. 명상을 해온지는 꽤 되었지만, 꾸준히 했던 기간은 길지가 않았어요. 아침에 스트레칭을 한 뒤 명상을 하면 마음이 정화되고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 들어요. 몸과 마음을 깔끔하게 청소한 기분이랄까요. 길게도 필요 없습니다. 5분이면 충분합니다.


*제가 사용하는 Insight TimerFabulous라는 앱을 추천합니다. 영어이긴 하지만 또박또박 천천히 말해줘서 듣는데 큰 문제는 없습니다. 한국 명상앱으로는 '마보'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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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확신의 말

저만의 동기부여 방식입니다. 살아오면서 제게 큰 위안과 도움을 준 글귀들을 읽는 시간입니다. 그런 좋은글들을 하나로 모아 작은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힘이 되는 글들을 소리 내어 읽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마음을 다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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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아침 독서

독서를 체계적인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목표는 적게 꾸준히 읽기. 하루에 2~3장. 욕심내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침엔 동기부여가 되는 자기계발서나 소단락으로 잘 구성된 책을 읽습니다. 소설은 적절하지 않아요. 중간에 끊기가 어렵거든요. 한 달 동안 5분씩 영화 한 편을 나눠본다고 생각하면, 정말 재미없을 것 같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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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아침 일기

아침 루틴의 마무리는 일기입니다. 전 뭐든 기록하는 걸 참 좋아하는 것 같아요. 예전엔 일기를 자기 전에만 썼었는데, 그러면 빼먹는 날이 많아지더라구요. 그래서 아침에 쓰기로 했습니다. 아침일기는 그 나름의 맛이 있어요. 아침부터 이리저리 요동치는 잡념으로 머릿속이 꽉 찰 때, 쫓기듯 마음이 불안정하고 불편할 때, 그것들을 차분히 글로 옮겨 적으면 생각과 마음이 정리되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길게 쓸 필요도 없지만, 쓰다 보면 길어질 때가 은근히 많아요. 아침부터 무슨 쓸 말이 있나 싶지만, 막상 써보면 아침에도 할 말은 많습니다. 내용과 형식에 어떠한 구애도 받지 않습니다. 손이 가는 데로, 펜이 굴러가는 데로 자유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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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모든 과정을 수행하는데 드는 시간

총 60분.

바쁠때는 30분으로 간소화시킬 수도

여유로울때는 더 오래하기도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을 재빠르게 수행한 뒤

하루를 시작하면

이미 많은 것들을 해치웠다는 뿌듯함과 성취감으로

하루를 살아가는 기쁨과 동력이 만들어집니다.


<일일 루틴>


8. 하루에 글 하나 쓰기

백수일지가 해당됩니다. 짧던 길던, 정성이 있던 없던, 그날그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한 편의 완성된 글을 작성하는 겁니다. 쉬레기 같은 글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래도 매일 한편의 글을 쓰겠다는,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는 뿌듯함이 생깁니다. 훗날 언젠가 내 이름이 쓰인 책을 서점에서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뭐 그런 바람으로 시작했습니다. 천천히 글을 쓰는 훈련이라 생각합니다. 브런치 북도 한 번 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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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홈트레이닝 (무릎 재활, 유산소)

스트레칭은 허리 치료를 위함이라면, 홈트레이닝은 무릎 치료가 목적입니다. 예전에 그렇게 좋아하던 운동을 지금은 마음껏 하지 못해 너무 답답하네요. 허리 때문에 병원에 갔는데, 무릎이 더 심각하단 소리를 들었지요. 연골이 거의 없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충격적이었어요. 그래서 할 수 있는 만큼은 운동치료로 완치를 해보려 합니다. 유산소는 뛰기를 좋아하는 제가 뛸 수가 없어, 늘어난 체중을 감량하고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 합니다. 언젠간 배에 왕자도 새겨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허리야 무릎아 빨리 나아줘. 개자식들.


20200711_221017.jpg 유튜브로 공부중...


10. Daily Plan

매일 다음 날 일정을 정리해서 기록해둡니다. 제일 오래된 습관 중에 하나인데, 아마 수험생 때부터 시작한 짓거리 같아요. 저는 계획을 참 좋아합니다.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지만) 보통 연/월/주/일 단위로 계획을 짭니다.(겁나 짠다는 소리죠.) 뭐든 미리 생각해서 기록해놔야 잊어버리질 않거든요. 매일 다음날 할 일을 정리해서 시간을 배분하고 기록해두면, 일의 효율과 집중력이 높아집니다. 이젠 이 짓을 안 하면 불안해서 잠을 못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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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은 새로 시도하는 일들이고

몇몇은 오랫동안 해온 일들입니다.

목표는 1년 동안 성공률 75%를 유지하는 것.

오랫동안 꾸준히 해서 습관화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이런 걸 왜 하냐 물어보신다면

그냥 하고 싶어서 합니다.

이런 걸 왜 보여주냐 물으신다면

실패해서 망신당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아예 유튜브로 만들어서 올렸습니다.



넘어오셨군요 :)


백수만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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