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뇌, 속이기 참 좋아요
오래전에 한 다큐 채널에서 본 내용이다.
인도의 한 종합병동에서는 말기 암 환자들에게 한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점심 후 잔디밭에 나와 간단한 산책을 하며 햇볕을 쬐도록 하고, 허공을 향해 손뼉을 치며 크게 웃는 척 연기하도록 한 것이다. 이 ‘가짜 웃음’은 매일 5분 동안 진행되었다.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현대의학이 더는 손 쓸 도리가 없었던 환자들 중 자연치유하는 사례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담당의사는 이 불가사의한 기적을 엔도르핀의 힘으로 돌렸다. 가짜 웃음이었지만, 웃음을 짓는 동안 엔도르핀이라는 호르몬이 나왔고, 이 물질이 면역력 강화, 염증 치유 등에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풀이했다.
엔도르핀은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도파민과 함께 사람을 기분좋게 하는 호르몬 중 하나다. 몸의 염증수치를 낮추고 면역력을 높이는 한편 집중력과 창의력을 높이기에 ‘만능 호르몬’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엔도르핀은 특히 사람이 웃을 때 왕성하게 분비되는데 재미난 사실은 웃는 흉내만 내어도 엔도르핀이 정상적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광대와 볼, 그리고 눈가의 근육을 웃는 척 움직이면 뇌 시상하부에서는 이를 진짜 웃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엔도르핀을 분비하는 것이다. 여기에 박수를 치고 하하하 소리까지 내면 뇌는 정말로 몸이 즐거운 것으로 착각하여 더 많은 엔도르핀을 내뿜도록 명령하게 된다. 뇌는 생각보다 똑똑하지 않다.
사람의 일대기를 행복수치로 나타내면 신생아부터 9세까지 행복도가 증가하고, 9세 이후부터는 점점 행복수치가 떨어진다고 한다. 6~7세 즈음의 아이들은 하루에도 400~500회 웃는다고 하는데 성인은 하루에 10회도 웃지 않는 날이 더 많다.
잠깐 흉내내어 웃는 척만 해도 나를 건강하게 하고, 내 생산성을 높여주는 호르몬이 솟는데 이 공짜 찬스를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정말 억울한 일이다.
지금부터라도 만능호르몬의 효과를 톡톡히 누려보는 것은 어떨까. 출퇴근 하는 시간에, 잠시 산책하는 시간에 살며시 미소라도 지어보자. 남들 보기 부끄럽다면 신호 대기에 걸린 차 안에서 박수를 치며 박장대소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남들이 웃는 사진을 보며 은근히 따라 미소지어보는 것도 좋다.
생각보다 5분을 가짜로 웃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단 30초, 1분이라도 웃는 연습을 해보자. 서서히 시간을 늘려가면 된다. 아침과 저녁, 단 두 번만 웃어도 당신의 건강, 생산력, 마인드 세팅이 서서히 개선되기 시작할 것이다.
당신의 뇌는 생각보다 더 멍청하다. 그 멍청한 뇌를 한 번 속여보자. 늘 똑똑한 체 하며 당신을 지배해 온 뇌를 한 번쯤 골탕먹여보는 것도 꽤 재미날 법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