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를 포착하는 힘! 루틴에서 나온다
시험공부는 결국 엉덩이 싸움이라는 말이 있다. 방대한 양의 지식을 학습하는 데는 타고난 두뇌보다 꾸준한 습관이 더 치명적이라는 뜻이다. 어떤 행위를 반복하다 보면 패턴이 생기는데 이 패턴을 리듬감있게 정리해 꾸준히 실천해가는 틀을 루틴(Routine)이라 부른다.
<상실의 시대>, <IQ 84>로 잘 알려진 무라카미 하루키는 새벽 기상 루틴을 수십 년째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새벽 4시 기상하여 정오까지 글을 쓴 뒤 점심을 먹고 나서는 가벼운 산책과 달리기, 재즈 등 휴식을 가진다. 늦어도 저녁 9시에는 다시 잠자리를 들어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데 이 패턴을 20대가 끝날 무렵부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가장 창의력이 높은 새벽 시간대에 집중하여 창작활동을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체력관리와 지식 습득을 하는 방식으로 그만의 ‘루틴’을 이행해오는 동안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루틴이라하여 어려울 것 없다. 초등학교 시절, 방학을 앞두고서 우리는 언제나 강제적으로 하루 생활계획을 짜지 않았던가. 그게 바로 루틴이다. 창의성과 집중력이 필요한 시간대, 육체활동이 필요한 시간대, 아무 생각 없이 휴식할 수 있는 시간대를 나누어 매일 기계적으로 해당 일과를 실천하는 행위가 바로 ‘루틴화’의 정의다.
젊은 시절 무라카미 하루키는 대학생 때 이른 결혼을 하고, 적자 나는 재즈카페를 운영하던 별 볼 일 없는 20대 남자에 불과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야구 경기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뜬금없이 자신이 작가가 될 수 있으리란 생각이 스쳤다고 한다. 그길로 본인만의 루틴을 만들어 기계같이 실천했고 지금의 경지에 오르게 된 것이다.
어떠한 일이든 반복하다 보면 패턴이라는 게 생기기 마련이다. 하나의 패턴을 매일 반복하다 보면 리듬감이 생기는데 이 리듬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면서 일의 경중에 맞춰 업무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고 특정 파트에 더 집중력을 발휘하는 선별력을 키울 수 있게 된다. 모든 일에, 온종일 집중할 수 있다면 제일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집중할 때 바짝 집중하고, 나머지 업무는 기계적인 반복을 통해 머리를 쉬어주는 것이다.
본인의 루틴을 짤 때 퇴근 후 몰려드는 피로로 인해 다른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새벽기상을 추천한다. 저녁시간에 피로에 맞서 싸우는 대신 푹 자주고, 새벽의 맑은 정신으로 창의적인 일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미 하루 일과를 수행하며 지친 몸을 이끌고 늦은 밤 무언가를 하는 행위는 몸과 마음에 무리가 될 수 있다.
한편 루틴은 단순할수록 빛을 발한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일을 기계적으로 해내는 데 루틴의 진짜 의미가 있다. 생활계획을 짜고 현실에 맞게 조금씩 수정해가야 하겠지만 지나치게 고려할 대상이 많다면 계획을 차라리 한차례 엎어버리고 다시 짜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오후 1시 ~ 2시 사이 유튜브 영상제작을 하려고 하는데 이 시간대에 간혹 찾아오는 고객이 있거나 병원 일정이 잡히곤 한다면 차라리 이 시간대에는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독서 따위의 일과를 넣고 영상제작은 다른 시간대에 넣는 방식이다. 일과를 수행함에 있어 가치판단과 생각이 개입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해내는 것이 루틴화의 핵심이다.
빡빡한 일정에 다른 루틴을 수행하기 어렵다면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는 것은 어떨까? 현실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면 카톡과 인터넷 브라우저, 유튜브와 SNS만 지워도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나는 양방향 소통이 되는 대부분의 어플을 모두 지웠고, 금융과 전화, 문자 정도만 수행할 수 있도록 어플을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만 해도 하루 2시간 이상의 시간을 새로 만들 수 있다. (당신이 유튜브와 인스타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지 한 번 돌아보라.)
5년의 세월이면 일반인이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에 충분한 기간이다. 커피 내리는 분야를 배워도 충분히 지역 내 유명 바리스타가 될 수 있고, 유튜브를 시작했다면 구독자 10만은 모을 수 있는 시간이다. 소방, 산업안전 관리사 등의 전문 자격증을 취득하여 2막 인생을 안정적으로 뿌리내리기에도 충분한 시간이다. 막연해보이지만 본업 외의 시간을 루틴화한다면 어렵지 않은 일이다.
루틴을 따른다는 것은 시간을 능동적으로 지배한다는 것이다. 시간에 지배당해 온종일 바삐 쫓겨다니는 사람, 혹은 넘쳐나는 시간을 감당하지 못해 나태에 빠진 사람과 시간을 지배하는 사람은 확연히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기회의 신은 앞머리만 있어서 아차하는 순간 스쳐지나 버린다. 잠시 후 기회를 잡으려 해도 이미 지나가 버린 기회의 신의 머리채는 잡을 수 없다. 기회를 잡으려면 평소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데 기회를 포착하는 눈이 바로 루틴화된 일상에서 나오는 것이다.
“반복적으로 무엇을 하느냐가 나를 결정한다. 결국 탁월함은 행위가 아닌 습관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남긴 일침이다. 루틴이 있는 삶과 그렇지 않은 삶, 당신은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