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로르샤하 검사를 통해 파악할 수 있는 심리적인 구조의 영역들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대인관계에서는 어떤 부분들이 중요하게 언급되는지 소개하면서 이번 시리즈를 마치려 합니다. Weiner는 다른 사람과 관계하는 방식을 구성하는 데에 4가지 요소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럼 바로 시작해볼까요?
1. 대인관계에 대한 관심
- 먼저 사회적인 상호작용에 대한 어느 정도의 관심과 관여가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마치 정서를 불편하게 여기느냐 아니냐처럼, 일단 관계 자체에 얼마나 관심이 있고 참여하고자 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죠.
- 정신병리 영역에서는 관계 자체에 관심이나 흥미가 없으면서도 특별히 불편감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 조현성 성격으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흥미가 없다기보다는 기질적인 수줍음이나 반복적인 경험을 통해서 사회적 상황이나 교류를 '꺼려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해소되지 않은 대인관계 욕구, 외로움 등이 남아있게 됩니다.
2. 상호작용에 대한 기대
- 대인관계 상호작용에서 친밀감과 안정을 예상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도 합니다. 대인관계로부터 즐거운 감정 느낄 수 있고 풍부한 일상생활의 한 부분이라고 인식하는지, 편안하고 안전하게 느끼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 이러한 친밀한 관계에서의 안전감은 '애착'이라고 하는 유년기의 양육 경험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안정애착과 불안정 애착을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요, 유년기에 낯선 세상의 자극들을 탐험하고 와도 항상 그 자리에서 '괜찮다'는 신호를 보내주는 경험이 안정된 애착을 이루는데 영향을 미칩니다. 안정 애착을 형성하게 되면 작은 좌절들에 무너지지 않고 안정되게 생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애착'은 개념은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연구가 시작되어 뇌 영상 MRI 연구로 확장되어 지속되고 있습니다.
- 연구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에 안정된 애착은 50%, 불안정 애착 중 불안형 20%, 회피형 25%를 이룬다고 보고됩니다. 하지만 꼭 안정된 애착을 가져야만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성격처럼 고정된 특성인지에 대한 논의도 계속되어 왔습니다. 실제로 종단 연구에 따르면 30% 정도는 애착 유형이 변화한다고 보고되면서(Baldwin & Fehr, 1995), 애착 유형이 고정된 속성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에 대한 강력한 신념과 행동 양식으로 여겨지기 시작합니다. 최근 발표된 종단 연구에서도, 나이가 들수록 애착과 관련된 불안 수준이 감소하는 것이 관찰되었습니다(Chopik, Edelstein, & Fraley, 2013).
3. 대인관계에서의 접근
- 사회에서 우정, 사랑, 상하 등의 다양한 관계를 맺다 보면 적절한 거리 유지가 필요하다는 걸 자주 느끼게 됩니다. 너무 멀어도 가까워도 힘들어지기 마련이라는 것인데요, 그만큼 대인관계에서 적절한 거리만큼 '접근'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Weiner는 '경쟁/주장 그리고 협동/동조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도 이야기합니다. '균형'이라는 말은 도달하기 어려운 말이지만 닿기 위해 노력해볼 뿐입니다.
- 너무 순응적이라면, 책임을 지기 힘들어하거나 자신의 가치를 타인에게 의존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욕구나 의사표현은 억누르다가 폭발하거나 관계를 단절하게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너무 경쟁적이고 주장적이라면, 방어적이거나 적대적일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상대방은 폭발하거나 거리를 두기 쉽습니다. 그 사이 어딘가에서 우리는 항상 고군분투하게 됩니다. 갈등 상황에서 회피하는지, 맞불을 놓는지, 포기하지 않고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지도 중요하겠죠.
4. 대인관계적 공감
- 대인관계에서 정확하고 공감적인 방식으로 타인과 사회적 상황을 지각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타인의 입장에서 그 상황에서 느낄 감정들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렇게 되면 사회적 상황을 정확하게 해석하고 적절하게 반응할 수 있게 됩니다.
- 특정 상황에 대해 비슷한 정서적 반응을 기대하고 이해할 수 있으려면, 그 문화에 속한 사람들과 자주 어울릴 필요가 있습니다(Jasini et al., 2019). 하지만 이미 우리는 이미 성인이 되었기 때문에 그럴만한 시간적, 심리적 여유가 없고, 더욱이 완전한 공감이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공감의 의미와 방식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전에 '공감'에 대해 다루었던 시리즈를 참고해보기를 추천합니다('공감에 대한 오해와 진실'). 공감이란 상대방의 상황과 감정에 대한 호기심 어린 태도에 가깝다고 제안했었죠.
편안한 대인관계 = ' 관심 + 기대 + 접근 + 공감 ' 의 조화!
*로르샤하 검사로 알아보는 '나'라는 사람
5. 편안한 대인관계를 위한 조건들
참고한 책과 논문들
Irving B. Weiner <Principles of Rorschach Interpretation (로르샤하 해석의 원리)>
John E. Exner <A Rorschach workbook for the comprehensive system (로르샤하 종합체계 워크북)>
Baldwin, M. W., & Fehr, B. (1995). On the instability of attachment style ratings. Personal Relationships, 2(3), 247-261.
Chopik, W. J., Edelstein, R. S., & Fraley, R. C. (2013). From the cradle to the grave: Age differences in attachment from early adulthood to old age. Journal of personality, 81(2), 171-183.
Jasini, A., De Leersnyder, J., Phalet, K., & Mesquita, B. (2019). Tuning in emotionally: Associations of cultural exposure with distal and proximal emotional fit in acculturating youth. European Journal of Social Psychology, 49(2), 352-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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