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 달리기를 위해.
### 명상과 달리기 Day 349
2021년 4월 3일 토요일 오전 11:30~11:50
아침 명상, 짧은 빗속 달리기.
여전히 계획은 계획일 뿐이지만, 계획을 따라 움직이는 토요일의 시간이 지나간다. 계획에 따르면, 11시에는 이미 달리기를 시작했어야 한다.
시간은 이미 11시 반. 날씨를 확인해보니, 해가 진 뒤에도 비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 한다. 그렇다면 (1) 애초에 11시에 달리기로 계획을 했고 (2) 달리기를 미룬다고 해서 비가 그치도 않을 것이며 (3) 어차피 비가 계속 내린다면 그나마 낮에 달리는 편이 나을테니
빗속 달리기를 위해 방수가 되는 얇은 재킷 아래 챙이 달린 모자를 푹 눌러쓰고 밖으로 나선다.
애초 계획은 집 근처 학교 운동장의 트랙을 두어 바퀴만 도는 것이었는데, 왠일인지 학교 정문이 굳게 잠겨있다.
시간을 기준으로 하여, 달리기에 나선지 10분을 기점으로 빗속을 가볍게 달린다. 마스크가 비에 젖어 점차 숨쉬기가 힘들어져서, 집에 거의 도착할 즈음엔 사람과 마주치지 않는 구간에서 마스크를 벗어 한 손에 들고 달리기도 한다.
빗발이 그리 거세진 않지만, 몸을 때리는 빗방울을 뚫고 달리는 건 평소와는 다른 부하(pressure)를 몸에 가하는 것 같다. 또한, 빗물에 젖은 옷 역시 왠지 실제보다 더 무겁게 느껴지는 것만 같다. 아마 젖은 상태의 운동복 역시 달리기를 위해 몸이 위아래로 움직일 때마다 시차를 두고 몸과 따로 떨어져 움직이며 끊임 없이 몸과 부딪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렇게나 빨리 빗속 달리기가 시작될 거라곤 예상치 못했는데, 다가올 여름의 폭우 속 달리기를 기대하게 된다. 지난 해 여름의 두려움은 다시 느끼지 못하겠지만, 분명 또 다른 종류의 어려움과 망설임이 다가올 것임은 확실하다.
* 오늘도 명상과 달리기 일지 & 노트 쓰기에는 7분이 걸렸다.
* 매일 명상과 달리기를 한 지는 349일째. 달리기를 시작한 지는 1년 17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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