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분에

한 편의 시

by 모루

추분에 / 모루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시기에

너와 나의 시각도 같아진다는 생각,

마른 잎사귀, 살 오른 참새 한 마리가

그 너머의 가을 하늘에 어우러지는 것처럼

가지돌기 같은 나무를 사랑한다

그 뿌리 어딘가 내가 서 있어 가을의 상쾌함을 느끼는 나의 축색돌기,

바람은 감정의 신경 물질을 주변 공기로 퍼뜨려 하늘로 전달한다

바로 지구의 자기장 위에 내가 서 있다는 증거,

지구 반대편에 있는 너와 내가 같을 수 있는 이유

우리는 하나라는 생각,

나무와 새가 하나이듯

지구와 사람도 하나이고

나와 너도 원소가 같은 하나이다

산소와 탄소와 수소와 질소로 이루어진 생명체

사람이 별이고 별은 우주의 먼지

달과 다른 지구에서 우리는

달처럼 다른 삶을 산다고 착각한다

달은 계절이 없어 사랑할 수 없다

계절은 우연한 혜성과의 충돌에서 시작된

신의 선물이라는 생각,

23.5도로 관점을 기울여 서로를 생각하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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