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시
검열
김 모루
아침인가, 아첨인가
뜻을 상실한 아침에
아버지가 생각이 나
아침은 마침이 아닐까 하며
새벽이 오고
오후까지가 한나절이면 됐지
반나절의 의미가 있을까
어젯밤부터 새벽까지
검은 비가 내리고
날이 갠
침울한 거리에
아침은 사라지고
찢긴 종이와 길게 늘어선
누런 피만이 즐비한데
아침인가, 아첨인가
정을 상실한 아침에
어머니 생각이 나
아침은 마침이 아닐까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