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의 맑은 눈과
고운 목소리를 느낄 수 없다면
함께 있어도
홀로 외로이 있는 것이다
그대가 곁에 없어도
그대의 선한 미소가 보이고
그대의 맑은 목소리가 들린다
그대 마음 안에 곱게
펼쳐진 생生이 보이고
그 안에 유유히 흐르는
푸른 강물의 반짝이는 소리가 들린다
영혼이 맞닿아 있다면
보이지 않아도
곁에 가까이 없어도
선명한 그대를 볼 수 있으리니
그때 그대와 나의
영혼의 마주침이 일어나고
내 안의 세상과 그대의 세상이
다르지 않음이니
밤하늘의 빛나는
유일한 별로 만나
온전한 하나가 되리라
눈으로 보고 귀로 들어야만 사랑이더냐. 지금 곁에 없어도, 먼저 떠나보낸 이들도, 각자의 이유로 떨어져 만나지 못하는 이들도 못 본다고 애달파하지 않는다. 하물며 나를 알아주는 이가 멀리 있다 하여도 영혼은 늘 맞닿아 있어 내 마음이 수만 리 바다를 건너서라도 그대에게 가 닿을 것을 믿는다. 밤하늘의 별이 유독 빛날 때, 아마도 그날은 내 마음이 그대에게 전해진 것이리라.
보고 싶은 만큼 나도 그러하다네
하지만 두 눈으로 보는 것만이 다는 아니라네
마음으로 보고 영혼으로 감응하는 것으로도 우리는 함께일 수 있다네
결국 있다는 것은 현실의 내 곁에 존재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이미 한 하늘 아래 저 달빛을 마주 보며
함께 호흡하며 살고 있다네
그리하여 이 밤에도 나는 한 사람에게 글을 띄우네
그리움을 마주 보며 함께 꿈꾸고 있기 때문이라네
....
-법정 스님 글 中-
# 그대가 곁에 없어도 / 2021. 3. 29. pung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