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를 치유하는 마법같은 글쓰기
이혼의 시작은 이혼 도장 찍고나서부터라더니.
그 후유증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됐다.
사실 전부터 내면이 풀꽃처럼 여렸던 나로서는
회복하는 데 시간이 당연히 오래 걸리리라는 것을 예측했어야만 했다.
소위 말해 '유리멘탈'이었던 걸까?
마음에도 감기가 있고, 환절기가 있고, 건강해질 때가 있다.
몸의 면역력이 건강한 생활 습관과 영양가 있는 식단에서 길러진다면,
마음의 면역력은 어떻게 키워야 할까?
'마음 공부'가 필요한 순간이었다. '마음 근육'을 길러야하기도 했다.
우울증에 상담센터를 전전하던 어느 날,
한 상담사 선생님께서 내게 추천해주셨다.
'혹시 글을 써 보는 건 어떠세요?'
독박육아에 지쳐가며, 답답하고 고달픈 마음을, 더는 숨길 수가 없어서
마치 가득찬 병에서 흘러나오는 액체처럼
터져나오는 마음들을 글로 옮겨보기 시작했다.
글쓰기에는 마법같은 치유의 힘이 있었다.
뇌를 관장하는 어떤 화학적 약품보다도 더 훌륭한 치유력이 있었고,
보이지 않던 부정적 감정들을 바깥으로 끄집어내 정화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생각에 관한 명언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자신의 생각만 바꾼다면 삶을 전혀 변화시키지 않고도 행복해질 수 있는 법이다."
결국 내가 원했던 것은, 스스로를 옭아매던 부정적인 감정들을
정리하고, 작별하는 일이었다.
이별(이혼)은 사람 사이의 일이었지만,
내 안의 감정을 회복하는 일은 오로지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삶이 극적으로 변하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나 키보드로 자판을 두드릴 수는 있다.
하다못해 다이어리에 혼잣말을 끄적일 수도 있다.
그렇게 한 글자 한 글자 쓰다보면, 어느 새 삶의 문제들이 하나 둘 풀리고,
꼬인 생각의 실타래도 풀리는 마법같은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