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여금 Jan 31. 2024

그건 소크라테스 얘기고.

나 자신을 알라Ⅱ

소크라테스는 그렇게 말했다지.
인간은 신 앞에서 나약하고 하등 보잘것없는 존재이므로 항상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며 "너 자신을 알라!"고.


나는 많은 내향인들과 자신의 존엄성을 아직 깨닫지 못한 두려움 많은 청춘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어서 제대로, "나 자신을 알라!"고.


오랜 유교사상과 남아선호 사상에 의한 차별로 우리나라에는 온전히 사랑받아 건강한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서양문화권에 비해 비교적 적다고 생각한다.


자신에 대한 그릇된 인식과 지나친 자의식 과잉으로 나르시시즘을 앓게 되거나 그런 자들에게 학대받아 정 반대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부정하며 세상에 살아남고 인정받기 위해 [지나치게 착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 어이없게도,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사랑받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어느 쪽이 되었든, 건강하지 못한 사회가 만들어낸 사회적 피해자임을 인식해야 한다.

그렇게 정신은 사랑을 갈구하는 서너 살의 유아기에 남겨둔 채, 나이만 먹으며 육체만 성장해 성인이 되고 엄마, 또는 아빠가 된다. 그리고 자라오며 학습한 그대로를 아이에게 대물림하거나 또는 부모에게 받지 못한 사랑을 아이에게 투영해 오히려 너무 많은 것을 사랑이란 명목하에 허용하기도 한다.


악동뮤지션 남매를 보면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참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인 것 같아 부럽다고 느낀다. 가족 중 누군가 의기소침해지고 자존감이 떨어지려 할 때 서로를 토닥여주며 '넌 충분히 잘하고 있어, 욕하고 깎아내리는 사람들 따윈 중요치 않아'하며 묵묵하게 음악으로 소통하며 응원해 준다. 현실남매의 투닥거리는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내가 아는 사람들, 작곡가 중에 가장 능력 있고 존경하는 아티스트'라며 존중해 준다.

그러면 무엇이든 꼬투리 잡아 끌어내릴 준비를 하고 있는 악플러들 조차 그들에겐 함부로 하지 못하고 금방 꼬리 내리고 떠나 다른 타깃을 찾는다.


악플러는 자기애성 인격장애의 극단적 단면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아무렇게나 내뱉는 말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무너질만한 멋잇감을 최고로 삼는다. 어떤 방식으로든 누군가에게 [악한] 영향력을 행사해 자신의 우월감과 힘을 과시하려 하고 또 그럴만한 타깃을 귀신같이 찾아낸다. 아무 반응 없거나 강한 모습을 보이는 사람에겐 서슴없이 꼬리 내리는 강약약강의 표본들.


부모와 가족으로부터 받는 무조건적인 사랑은 세상의 악함으로부터 나를 온전히 지켜내는 보이지 않는 철벽과도 같고, 그렇게 [자아존중감]은 형성된다.


그러나 현실의 가족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훨씬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많은 영상물과 미디어를 통해 [엄마]나 [가족]에 대한 거대한 판타지를 심어 주었을 뿐, 과거 그림형제의 동화 백설공주의 계모도 원작에서는 친모였다고 한다. 친모가 딸을 질투하고 살인까지 하려 했다고 하면 어린아이들이 받을 충격을 생각해 각색했고, 먹고살기 힘들었던 그 시대에 아이들을 내다 버리는 일조차 실상 비일비재했다고 한다.


본론으로 돌아와 하고픈 이야기는, 엄마가 되었다고 해서 모든 여성에게 갑자기 모성애가 뿜어져 나와 자신의 아이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며 이제는 그런 판타지를 깨뜨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판타지 속에서 우리는 더욱 큰 결핍을 느끼기도 하고 아이들을 쓸데없는 죄의식에 가두기도 한다.

부모도 그저 불완전한 한 명의 인간일 뿐. 그들의 말이라고 해서 100% 신뢰하거나 따를 필요는 없다. 그들에게 거리를 둔다고 해서 죄책감, 죄의식을 가질 필요는 더더욱 없다. [나]는 누군가의 소유물이 되어서는 안 되는 고유의 존재이다.


어쨌든 그러한 이상적인 모습의 가족이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다면 더더욱 하루라도 빨리 나 자신에 대해 공부하고 오롯이 설 필요가 있다. SNS나 커뮤니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글 “제가 예민한가요?”

당신의 마음이 어딘가 불편하고 존중받지 못했다고 느꼈다면 경험상 대부분 그게 맞다. 나는 그것을 이제야 깨달았지만, 이 글을 보고 있는 누군가는 좀 더 빨리 깨닫고 스스로에게 믿음을 가지기를 바란다. 타인을 믿는 것보다 나 자신을 믿는 것은 그 무엇보다 우선시 되어야 한다.


어린 시절 나의 감정을 존중받지 못하고 비난받고 학대받았을 때 나타나는 가장 큰 증상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에 대한 불신과 존재 가치에 대한 의심.


이제 건강하지 못한 다수의 주위사람들의 비판과 비난은 잠시 접어두고 나 자신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고 제대로 알자.


내 나이 서른 초반 무렵 회사에 날씬하고 단아하게 예쁜, 머릿결도 곱던 27살의 후배가 자기는 살이 쪘다며 항상 다이어트를 강박처럼 달고 사는 모습을 보이면서 어딘가 주눅 들고 자신감 없던 모습에 의아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제와 생각해 보면 그녀도 누군가에 의한 정신적 피해자가 아니었을까 싶다. 기억에 언니가 있었는데 예쁘고 공부도 잘해서 자기는 부족하다고 느끼며 컸다고 했다.


나는 확신한다. 당신은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더 사랑받을만한 존재이고 존재 그 자체로 아름다움이며 당신의 외모나 성격이 어떻든 그 나름의 이유와 살아갈 존재 가치가 있다는 것을, 최소한 필자인 나보다는 빨리 깨달았으면 좋겠다. 누군가가 보기에는 충분히 부럽고 반짝거리는 현재를 즐기는 것에 충실하고 그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말았으면 좋겠다.


타인의 평가에서 벗어나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집중하자.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게 된다면, 자신의 생각에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되고 남들이 사사롭게 하는 나에 대한 저평가나 깎아내림에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자존감 도둑들에게 더 이상 먹잇감을 내어주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저명한 정신과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금전적인 부분에서의 자수성가만 있는 게 아니라 정서적 안정을 부모로부터 물려받지 못했다면 그 또한 자수성가할 수 있다고 했다.

부모에게 받지 못했다면 그 무조건적인 사랑을 이제 나 자신에게 주면 된다.



당신은 자수성가할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을 갖춘 사람이므로.


이전 04화 어이구, 임자 만났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