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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고래 Aug 28. 2020

그로스 마케터의 퍼포먼스 툴 (1)

Part 1. 앱 마케팅 분석 툴


"OO님은 회사에서 마케팅 툴 뭐 쓰세요?"


초면인 마케터 분을 만나는 자리에서 자주 하는 질문입니다. 어색한 첫 만남 자리에서 이야깃거리로 이만한 게 없기도 하고, 마케팅 툴에 대한 진솔한 후기는 이때가 아니면 쉽게 들어볼 수 없기 때문이죠.


오늘은 제가 지난 5년간 사용해 본 마케팅 툴에 대해 소개해보려 합니다. 경험에 의존한 글이다 보니 설명이 충분하지 못하거나, 부정확한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요. 너그러운 마음으로 감안해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앱 마케팅 중심의 커리어를 쌓아 가고 있습니다.


어색한 자리에선 어떤 툴을 쓰는지 물어보자




먼저 제가 사용하는 마케팅 툴들은 크게 두 파트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잠재 고객의 특성, 기존 사용자의 행동을 분석할 수 있는 분석 파트


2. 잠재 고객과 현재 사용자를 대상으로 광고, 프로모션, AB 테스트 등을 진행할 수 있는 액션 파트


이번 글에서는 분석 파트의 툴들을 소개해보겠습니다. (분석 기능과 액션 기능을 모두 포함한 툴은 두 파트에 걸쳐 소개해볼게요)



1. 파이어베이스


파이어베이스는 애플리케이션의 빌드, 분석, 액션을 망라하는 종합 툴입니다. 파이어베이스 안에는 정말 많은 기능이 있지만 여기서는 마케터로서 제가 주로 사용하는 분석 기능에 초점을 맞춰보겠습니다.


파이어베이스에서는 여러 지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가 주로 확인하는 지표는 DAU, WAU, MAU, 주요 이벤트의 발생 수, 일일 사용자 참여 시간, 코호트(Retention) 등입니다.



파이어베이스의 대시보드는 거시적 지표를 쉽고 빠르게 확인해 볼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간단한 SDK 연동으로 기초적 수치를 확인해 볼 수 있고, 대시보드도 직관적으로 구성돼있습니다. 기본 기능들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이점도 있습니다.


금액에 따른 기능 차이는 파이어베이스 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요!


하지만 파이어베이스로 세부적인 지표 분석을 진행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제 매출이 전일 대비 50%가 상승했고, A 상품의 판매 비중이 높았구나!' 정도는 파이어베이스 대시보드로 쉽게 알 수 있지만. 이 A상품을 구매한 사용자가 신규 사용자인지 기존 사용자인지, 구매가 주로 발생한 시간대가 몇 시쯤인지, 구매 후 만족도는 어떤지 등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빅쿼리 같은 데이터 웨어하우스 연동이 필요하거나, 앱스플라이어 같은 유입 분석 툴이 추가적으로 필요합니다.


큰 지표를 간편하고 저렴하게 확인해볼 수 있다는 게 파이어베이스의 애널리틱스적 장점일 것 같습니다.



2. 빅쿼리


빅쿼리는 서비스 내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하나하나를 원본 그대로 담아두는 통입니다. 데이터 엔지니어가 특정 이벤트 발생 시, 해당 이벤트를 빅쿼리 통 안에 기록되게 처리해두면, 데이터가 필요한 팀원이 그 통을 뒤적거려 데이터를 추출하게 되죠. 만약 통 안에 원하는 데이터가 기록되고 있지 않다면, 데이터 엔지니어에게 '이런 이벤트가 발생하면 이렇게 기록되게 해 주세요!'하고 요청하게 됩니다.


그런데 빅쿼리 통을 뒤적거리기 위해서는 SQL이라는 데이터 언어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케터의 입장에서는 일종의 간단한 코딩을 배워야 한다는 이야기죠.


1번처럼 입력하면, 2번 같은 데이터가 짜잔 하고 나옵니다.


사실 많은 마케터들이 'SQL을 배워야 한다'는 부분에서 빅쿼리 입문을 주저하게 되는데요. 저도 SQL이 부담스러워 어떻게든 다른 방법으로 해결해보려 노오오력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빅쿼리 없이 의미 있는 인 앱 분석이 불가능하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Amplitude 같은 솔루션은 가격적, 개발적 리소스가 높아 결국 초급 SQL을 배우게 됐었죠.


초급 스킬을 배우는 거다 보니 그리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초급 SQL + 빅쿼리 + 태블로' 조합이면 입에 풀칠할 정도의 인앱 데이터 분석은 가능하니 앱 마케터라면 한번 도전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3. 앱스플라이어


이번에는 유입 분석 툴 앱스플라이어 입니다.

.... 아니, 파이어베이스와 빅쿼리가 있는데 왜 또 분석 툴이 필요한 걸까요?


앞서 소개한 파이어베이스와 빅쿼리가 기존 사용자의 서비스 내 활동을 분석하는데 특화돼 있다면, 앱스플라이어는 신규 사용자가 앱에 어떻게 유입되고, 유입된 후 어떻게 활동하는지 분석하는데 특화된 툴입니다.


유입 분석은 '내부 사용자 데이터'에 더해 '유입이 발생하는 채널의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보통 유입이 발생하는 채널은 하나가 아니기 때문에 '유입이 발생하는 채널'의 데이터가 필요하게돼죠. 앱스플라이어 같은 유입 분석 툴(3rd party attribution tracker)은 이 데이터들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전체 유입 대시보드
채널별 앱 설치 수 대시보드


체감적 설명을 위해 A채널과 B채널에서 동시에 앱 설치 광고를 집행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각 채널의 광고 관리 페이지는 자신들이 생각하는 광고를 통해 발생한 앱 설치 수와 해당 앱 설치로 발생한 매출을 보여줄 겁니다. 그런데 채널별로 해당 수치를 측정하는 기준이 다르다는 게 문제가 됩니다.


어떤 채널은 광고를 보기만 해도 해당 광고가 앱 설치에 기여했다고 측정하고, 어떤 채널은 광고를 클릭(터치)까지 해야 기여했다고 측정할 수 있습니다 (view through & click through). 그리고 같은 클릭 기여라도 24시간 내에 발생한 것만 포함할지, 7일 내에 발생한 것까지 포함할 건지 같은 기준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lookback window). 보너스로 클릭에 대한 정의도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히 광고의 앱 설치 버튼을 터치해야 클릭으로 잡을 건지, 아니면 광고 영상을 크게 보기 위해 영상만 터치해도 클릭으로 간주할 건지도 다를 수도 있죠.


다른 문제들도 있습니다. 사용자가 A채널의 광고와 B채널의 광고를 모두 보고 앱을 설치한 경우, A채널과 B채널은 서로 데이터를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모두 자기 광고를 보고 설치했다고 주장하게 됩니다. 이 외에도 노출이나 클릭수는 나오는데, 앱 설치나 매출이 얼마나 발생했는지는 알 수 없는 광고 채널도 있고, 유의미한 결과 분석을 위해 광고 채널을 추가할 때마다 인앱 이벤트를 매번 연동해야 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사방이 지뢰밭이구만...


위처럼 유입 분석은 생각보다 걸림돌이 많습니다. 이때 도움을 주는 것이 앱스플라이어 같은 유입 분석 툴입니다. 앱스플라이어를 활용하면 여러 채널의 유입 데이터를 보다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광고 채널의 데이터를 내부 데이터와 연결해 유입된 사용자의 가치를 분석할 수도 있고, 포스트백 기능을 통해 광고 채널을 추가할 때마다 인앱 이벤트를 추가해야 하는 수고를 덜 수도 있죠.


앱스플라이어 채널별 연동 설정 화면, 어떻게 측정할지를 정할 수 있다.


유입 분석에 있어 유입 분석 툴은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효자손 같은 존재입니다. 하지만 유용한 만큼 비용이 발생합니다. 앱스플라이어의 경우 전환당(설치+리타겟팅) 비용이 발생하는데, 티어에 따라 전환당 비용 단가와 지원 기능의 차이가 큰 편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앱스플라이어 홈페이지로 문의해보시기 바랍니다.



4. 구글 스프레드 시트


모두가 익숙한 구글 스프레드 시트입니다. 개인적으로 간단한 일회성 분석이나 로데이터 정리용으로 애용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봐야 하거나, 일정 수준 이상의 시각화가 필요한 분석은 태블로를 이용합니다)


스프레드 시트에 대해서는 모두 알고 계실 것 같아 로데이터 정리용으로 사용하는 기능 몇 가지만 공유해보겠습니다.


1) =IMPORTDATA


URL형식의 CSV 데이터를 입력하는 기능입니다. 셀에 =IMPORTDATA를 입력하면 되는데요, 저는 주로 앱스플라이어의 캠페인 로우 데이터를 API로 추출할 때 사용합니다. 앱스플라이어 외에도 API를 통해 CSV 데이터를 받을 수 있는 데에서는 모두 사용 가능합니다.


IMPORTDATA 안내 문서

앱스플라이어 - 스프레드시트 API 실습 안내 영상



2) CSV로 웹에 게시


스프레드 시트 상의 데이터를 URL 형식의 CSV 데이터로 내보낼 수 있는 기능입니다. IMPORTDATA가 URL 형식의 CSV 데이터를 받아오는 기능(Pull)이라면 , 이번에는 반대로 스프레드 시트 상의 데이터를 URL로 내보내는 기능(Push)입니다. 개인적으로 아래 '자동 업데이트' 기능을 함께 활용해 페이스북 카탈로그용으로 많이 사용했습니다.


CSV로 웹에 게시 관련 안내 문서



3) 자동 업데이트 기능


스프레드 시트를 열지 않아도 스프레드 시트 안의 계산식이 자동 업데이트되게 하는 기능입니다. 스프레드 시트를 raw data로 두고 태블로 대시보드를 만들 때 같이 데이터의 자동 최신화가 필요한 경우 유용한 기능입니다.


자동 업데이트 관련 안내 문서



4) 환율 계산식


소소하지만 쏠쏠한 환율 계산 기능입니다. 셀에 =달러 수치*GOOGLEFINANCE(("CURRENCY:USDKRW"))를 입력하면 달러를 원으로 환산해 줍니다.



5. 태블로


데이터 시각화 툴 태블로입니다. 데이터 분석은 여러 데이터를 하나로 묶고 정리하는 '데이터 전처리' 과정과 전처리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비주얼라이징하는 '시각화 과정'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태블로는 이 두 과정을 모두 도와주는 툴입니다.


태블로에서 예시로 제공하는 디지털 마케팅 대시보드


저는 두 과정 중에서도 특히 '데이터 전처리 과정'에서 태블로가 주는 효용을 크게 느끼는데요. 마케터 입장에서는 데이터 전처리 과정이 손도 많이 가고, 시간도 많이 잡아먹기 때문입니다. 예로 광고를 통해 유입된 사용자들이 소비한 콘텐츠가 무엇인지 확인해본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럼 먼저 앱스플라이어에서 광고 채널별로 유입된 사용자의 raw data를 뽑고, 빅쿼리에서 사용자들이 조회한 콘텐츠의 raw data를 뽑아야 합니다. 그다음 두 raw data를 서로 매칭 할 수 있는 key 값을 찾고 연결해 하나의 최종 데이터로 정리해야하죠. 그럼 이제 마지막으로 하는게 최종 데이터를 활용해 멋진 그래프를 만드는 겁니다.


위 과정을 스프레드 시트나 액셀로 진행한다고 생각해볼까요? 일단 앱스플라이어에 들어가서 raw data 다운받고, 다음으로 빅쿼리에 들어가서 raw data 다운받고, 액셀파일을 하나 만든 다음에 시트를 3개 만들어서, 1번 2번 시트에 각각의 raw data를 복사해 붙여 넣고, 3번 시트에서 VLOOKUP으로 매칭 시키고...

간단한 분석이지만 데이터 전처리를 위해 필요 이상의 시간을 쓰게 됩니다. 이렇게 만들어도 문제인 게 내일 돼서 최신화된 데이터를 보고 싶으면 raw data를 최신 버전으로 또 바꿔줘야 합니다. (또 다운받고 복사해서 붙여넣고...)


데이터 분석의 현실


태블로를 활용하면 이런 전처리 문제를 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태블로 안에서 빅쿼리, AWS, 스프레드시트 등의 데이터를 바로 불러올 수 있고, 이렇게 불러온 데이터를 수정하고 연결하는 작업도 간단히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불러온 데이터는 각 채널에 다이렉트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언제든 최신화가 가능합니다. 보너스로 태블로가 제공하는 시각화 기능 또한 훌륭하죠.


태블로로 불러올 수 있는 데이터 채널들


태블로는 스프레드 시트, 액셀과 사용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약간의 학습이 필요합니다. 처음에는 낯설 수 있지만 한번 손에 익으면 정말 편해집니다.


회사에서 사용할 수 있는 라이센스 구매를 위해서는 월간 8만 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하는데요. 그리 부담되는 가격은 아니지만 연간 라이센스라 1년 치를 한 번에 결제해야 하는 게 부담될 수도 있습니다.



6. 기타 분석 툴


이 외에도 앱 마켓 최적화용으로 Mobile Action과 구글 플레이 콘솔, 애플 아이튠즈 커넥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경쟁사 분석 및 PR용으로는 앱애니와 와이즈 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사용해본 분석 툴들에 대해 소개해봤습니다. 이런 툴들을 활용해 분석을 마치고 나면 분석 결과에 따른 액션을 취해야겠죠? 분석만 하고 그에 따른 액션이 따르지 않는다면 의사가 환자를 진찰해 병명은 알려줬는데 그에 맞는 약을 처방해주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일 겁니다.


다음 글에서는 처방 약에 해당하는 마케팅 액션 툴 소개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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