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에 연달아 내 글이 다음과 브런치의 메인에 걸렸다.
너무 기분이 좋아서 단톡방에 마구마구 자랑을 했다.
"이것 봐, 이것 봐! 내 글이 다음이랑 브런치 메인 홈에 떴다구! 게다가 조회수가 천도 아니고 만을 찍었어!!"
호들갑을 떨며 말하는 내게, 글 안 쓰는 친구가 심드렁하게 물었다.
"메인에 오르면 돈 받아?"
"아니, 뭐 그런 건 아니지."
돈도 안 되는 걸 뭐가 그렇게 좋다고 동네방네 자랑을 했을까.
사실 누가 읽어주지 않아도 괜찮다고, 결국은 나를 위한 쓰기라고 생각하며 시작한 글쓰기이지만, 그래도 누군가 읽어주고 반응을 해주면 괜히 입꼬리가 올라간다.
이건 마치 십대 소녀가 매우 쉽게 열리는 자물쇠 일기장을 사서 비밀일기를 쓰고는, 아주 잘 보이는 곳에 두는 것과 같은 느낌이랄까.
부끄러워! 읽지 마! 근데 읽어줘도 괜찮을 것 같아!
이런 느낌.
브런치의 특이점은 다른 플랫폼이나 SNS에는 없는 에디터의 존재가 아닐까.
그들은 브런치의 보이지 않는 강력한 손이다.
에디터님(!)들은 브런치에 올라오는 수많은 글들을 읽고 선별해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다음과 브런치에 노출해 준다.
내 미천한 글이 그들의 눈에 띄어 간택(!) 받고, 같이 읽자며 잘 보이는 곳에 놔주었다.
이 사실이 어디 인정받을 데 없는 전업주부이자 딸둘맘인 나의 자존감을 한껏 올려준 것이다.
이토록 내 기분이 하늘을 날았던 데에는, 브런치 에디터들의 글 고르는 실력을 내심 신뢰하고 있었던 마음이 한몫 했다.
뭘 읽으면 좋을지 모를 때, 브런치 홈 화면 속 에디터 픽의 글들은 나의 클릭을 후회하지 않게 하곤 했다.
좋은 글을 읽고 싶어 검색하는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에디터 픽이 손쉽게 유익하고 재밌는 글들로 안내해주었다.
다시 생각해봐도, 에디터의 존재는 브런치의 차별점이자 매력적인 강점이다.
글 쓰는 사람에겐 그들의 존재가 동기부여가 되고, 글 읽는 사람에겐 좋은 가이드가 되어준다.
지금도 읽고 계세요?
고마워요, 에디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