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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이 Mar 06. 2023

왜 변하고 그래  

아쉬움에 대하여

"많이 변했네 "




오랜만에 친구와 통화를 하면서 서로의 안부를 물어가며 근황토크로 이어졌다.  그 친구와는 비슷한 시기에 결혼을 했지만 아이가 늦게 찾아와서 최근에 둘째를 낳았다.  첫째도 이제 6살이라서  아이를 키우는 맛을 보느라 정신이 없다. 밤에도 3시간마다 일어나서 신생아를 보는 중이라 너무 정신이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선배 육아맘이라고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나도 한참 전이라서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고 대답을 잘 못해 주었다. 차라리 초등에 관하여 물어보면 더욱 잘 대답해 줄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아이들 어릴 때 참 연년생이라서 힘들었다는 생각은 드는데 구체적으로 뭐가 힘들었더라 생각이 잘 나지 않았다.  이래서 엄마들이 애 낳을 때는 너무 아파서 다시는 둘째 안 낳는다고 하다가 키우며 너무 예뻐서 둘째를 낳는 것 같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신생아 용품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동으로 분유를 타주는 기계와 신생아를 싸개로 꽁꽁 싸두었는데 이제는 지퍼가 달린 싸개가 따로 있다고 한다. 그리고 자동 바운스가 있어서 아이를 엄마가 안고 돌아다니지 않아도 자동 바운스 위에 놓으면 자동으로 왔다 갔다 한다고 했다. 


"라떼는 말이야......"

"이런 것이 없었는데 요즘은 역시 좋구나!"


"셋째 도전해 보는 것 어때?"


"아니, 난 이미 셋을 키우고 있어. 아주 말을 안 듣고 자기주장 아주 강한 술 마시는 큰아들도 있단다."


"나도 그런 큰 아들은 있어.  늦둥이 낳으면 그렇게 예쁘대"


 늦둥이를 강추한다며 하나 더 낳는 것을 생각해 보라고 했다. 

친구는 늦은 나이에 낳아서 온몸이 너덜너덜 하지만 갓 태어난 둘째 딸을 보고 있으면 너무 예뻐서 아픈 것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첫쨰도 예쁘지만 둘째가 너무 예쁘다고 했다. 

오랜만에 갓 태어난 아이를 보니 너무 사랑스럽고 마냥 예뻤다.





친구와 전화를 끊고 나니 우리 아이들의 어릴 때가 다시 보고 싶어 져 사진첩을 뒤져 봤다. 컴퓨터 저장된 파일이 한참을 스크롤을 내리고 나니 신생아 사진이 나타났다. 

배냇짓을 하며 미소 짓던 얼굴, 새근새근 잠든 모습, 하품하는 모습, 목욕사진 등을 보았다. 사진 하나하나에 언제 찍었고 무엇을 하던 때 이고 하는 찍을 당시의 상황과 추억들이 하나씩 떠올랐다.

사진이 바꿀 때마다 아이들은 키도 자라고 , 얼굴도 변하며 성장하는 현재모습의 사진까지 왔다.   아이들만 변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찍은 어른들의 모습도 변화상을 알 수 있었다. 



그 당시에도 나이 들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보니 완전 젊음 그 자체였다.  부모님들도 연세가 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음만이 그대로인데 어떻게 된 것이 매일매일 하루를 사는 것인데 시간이 어느새 후딱 지나가서 언제 혼자 밥 먹고 , 혼자 화장실 가서 뒤처리할까 싶었다. 하지만 이제는 스스로 모든 것을 알아서 하겠다며 신경 쓰지 말라는 사춘기가 와서 자기 방으로 쏙 들어가 버리는 나이가 되었다.





하루에도 열두 번 속 터지게 하는 아들도 이렇게 예쁘고 귀여웠던 때가 있었구나 라며 사진을 보며 새삼 다시 깨달았다. 

부쩍 말수도 줄어들고 혼자만의 시간이 많아져서 이제 그럴 나이지라고 머릿속으로는 이해가 되었지만 마음속으로는 이해가 아직 되지 않아 혼란스러웠다. 가만히 살펴보니 아쉬움인 것 같다. 

마냥 어린애 같아서 내 도움의 손이 필요하기만 할 것 같았는데 이제는 점점 실질적 도움보다는 정신적인 지지와 격려가 더욱 필요한 나이가 된 것이다. 

귀여움은 어느새 작아지고 손발과 키가 점점 나와 비슷해지는 것을 보며 언제 이렇게 컸나 싶은 생각이 든다. 

힘도 세져서 무거운 물건도 척척 들어주는 모습은 대견해 보인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니 한편으로 손잡고 다니던 작고 소중한 존재였는데 하는 이제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음에 아쉬움이 들었다. 






친구는 6살 아들이 점점 말을 안 들어서 너무 힘들다고 하길래 그 정도는 정말 애교다.  그리고 난 그때가 좋았던 것 같다. 지금 돌이켜 보니 너무 소중하고 귀한 시간들이야 현재도 소중하지만 다시는 그때의 아이로 돌아가지 않아 작고 귀여운 아이로 말이야. 








이제부터 아이 때문에 힘들어지면 사진첩을 봐야겠다.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니깐 말이다. 

또한 아쉬움이 들지 않도록 현재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함께 행복해야 한다.






아이들아 오늘도  엄마는 너를 많이 사랑한단다.

우리 서로 잘하자 

너도 나중에 좀 잘할 걸 하는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말이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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