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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희 Oct 02. 2024

프롤로그


2020년 1월 14일. 



 영하 15도에 주인 없이 떠돌고 있는 강아지를 만났다. 2.5킬로에 작고 하얀 남자강아지였다. 안쓰러운 마음에 주인을 찾아주겠다고 겁도 없이 덜컥 임보를 시작했다. 그리고 만난 지 14일 만에 평생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강아지와 함께 살기에 나는 많이 부족했지만 후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강아지가 나에게 주는 행복은 거대했다. 그리고 함께 한지 일 년 육 개월이 지났을 때 나의 강아지는 다발성 뇌수막염 판정을 받았다. 치료를 받다가 죽을 수도 있고 치료를 다 받아도 죽을 수 있다고 했다.      


 그때부터 세상에 하나뿐인 나의 강아지와의 뇌수막염 투병기를 글로 쓰기 시작했다. 이 글의 끝에 강아지가 나와 함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쓰고 기록하고 강아지를 보살피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우리는 강아지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서 마음이 아파 울기만 했고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병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함께하고 있기에 꽤 자주 소리 내 웃고 서로를 사랑해 주었다. 서로의 아픔을 알아차리고 치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꽤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머리가 아픈 강아지와 마음이 아픈 사람이 함께 살아도 행복할 수 있으며 중요한 건 어디가 아픈지보다 어떻게 행복하게 살아가느냐일 것이다. 이 글로써 같은 질병을 앓고 있는 다른 강아지 보호자들에게 정보를 주고 함께 힘을 낼 수 있기를 바란다. 



 ‘머리 아픈 강아지와 마음 아픈 사람‘ 그 두 번째 이야기. 그 후로 한별이의 뇌수막염이 호전되었는지. 우리의 마음이 어느 정도는 단단해졌는지. 지금부터 그 뒷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hanbyul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나요? 너무 오랜만이죠. 

3월에 돌아오기로 해놓고 그동안 너무 많은 일이 있어서 예상보다 많이 늦게 돌아왔습니다.  



 한별이가 뇌수막염과 뇌수두증을 진단받고 6개월 동안 ‘머리 아픈 강아지와 마음 아픈 사람’을 썼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로부터 1년 6개월이 더 흘렀어요. 많은 분들이 한별이를 예뻐해 주셨고 아직도 저에게 한별이 안부를 묻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 분들을 위해 다음이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기에 부족한 필력이라도 꼭 뒷이야기도 써드려야겠다는 생각에 돌아왔습니다. 기다리는 분이 한분이라도 계시다면 쓰는 게 맞다는 생각에 다시 쓰기 시작했습니다. 



‘머리 아픈 강아지와 마음 아픈 사람 2’로 매주 수요일에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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