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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은 처음이라, 크게 다가온 실망.

나는 어떤 방향을 선택해야 할까

by 민써니

2차 AI인적성 면접 결과가 나왔다.


별 기대 없이 지원했던 곳이었다. 처음부터 떨어질 줄 알았다. 그래야 마음도 덜 아플 것 같았다.


그런데, 서류를 통과했고 의외였다.
조금은 놀랐고, 조금은 설렜다.

'혹시'라는 마음이 생겼다.
처음에는 애써 눌렀다.
기대하면 더 아프니까.

하지만 사람 마음은 쉽지 않았다.
면접을 준비하면서, 나도 모르게 기대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브랜드 이름이나 세상의 평가 때문이 아니었다.
정말로, 이곳이라면 나도 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을 상상하면 자연스럽게 웃음이 나왔고,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들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처음으로, 마음 깊숙한 곳에서 "여기 가고 싶다"고 느꼈다.


그래서 이번 탈락은 더 아쉬웠다.

붙으면 좋고, 떨어져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기계처럼 지원서를 내던 때와는 달랐다.
진심을 담아 준비했기에,
결과는 더 무겁게 가슴에 내려앉았다.


아직 보여주지 못한 게 많은데.
이제 겨우 시작인데.
그런 마음이 더 쓸쓸했다.


사실 최선을 다했지만, 가진 게 많지 않았다. 이제 막 졸업한 경력 거의 없는 취준생. 그 사실이 조금 서글펐다.
그래도 그게 지금의 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7월 18일까지는 인턴십이 남아 있다. 감사한 마음을 담아 지금 맡은 일들을 최대한 책임감 있게 끝내고 싶다.


하지만 그 이후는, 여전히 물음표다.

취업 시장은 점점 더 좁아진다.
신입을 뽑는다면서도, 사실은 경력직을 원한다.
‘경험이 없는 진짜 신입'은 어디에도 설 자리가 없는 것만 같다.


괜찮은 척하고 있지만,
불안은 문틈으로 스며들어
마음을 한없이 무겁게 만든다.


요즘은 방향에 대해 자주 고민한다.

나는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다.
사회공헌 캠페인을 기획하거나,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자유롭고, 유연하고, 의미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다.

하지만 그런 회사는 많지 않다.


있더라도, 나 같은 신입이 들어가기엔 쉽지 않다.

그래서 더 고민하게 된다.


지금 하고 있는 개발협력 분야를 놓아야 할까.
아니면, 이 경험을 살려 다른 길을 만들어야 할까.

포토샵을 배우고,
사회 분석과 트렌드 공부를 시작하고 싶다.
‘개발협력'이라는 단어 안에만 머물지 않고,
나만의 색을 더하고 싶다.

지금은 불안하고 조급하지만,

조금씩이라도 방향을 잡아가고 싶다.

오늘은 그런 하루였다.

기대했다가 아쉬웠고,

그렇게 불안했지만 다시 일어나기로 마음먹은 하루.

아쉬운 건 아쉬운 대로,
불안한 건 불안한 대로,
지금의 나를 흘려보내지 않고 남겨두기로 했다.


언젠가 시간이 흘러,
지금을 돌아봤을 때,
'그때의 너도 참 열심히 살았구나'
그렇게 따뜻하게 웃어줄 수 있기를 바란다.


오늘도 나는 그렇게, 한 발짝을 내딛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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