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러움과 그리움, 슬픔 사이 어딘가
서러움도
그리움도
슬픔도
되지 못한
희미한
나를 닮은 낱말
종종 너를 생각한다.
모진 말을 남기고 멀어지던 너를 붙잡지 못했다.
싹쌀 빌어볼걸, 화라도 내볼걸.
아무것도 못해서
차마 그리워하지도 못했다.
그래서 처연함이 초연해질 때까지
조금은 너를 원망할 수 있을 때까지
나는 그저 서글프기로 했다.
그러나 오늘 같은 날은
그러니까 네가, 고작 이런 나를
정말로 좋아해준 시간이 있었는데, 깨닫는 날은
서글픔을 유지하기가 참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