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일 때 나
놀다 보니 노는 게 너무 좋다. 느지막이 일어나는 것도 배고플 때 먹는 밥도, 정처 없이 살랑이는 바람을 맞으며 걷는 것도 좋다. 읽어야 할 책이 아닌 읽고 싶은 책을 고르는 것도 행복하다. 일상의 대부분 시간을 나를 위해 쓴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 미처 몰랐다. 기간이 정해진 쉼은 불안보다 행복과 만족을 더 안겨준다.
한 달간의 휴식시간, 이 시간이 끝나면 다시 일하겠지만 지금은 마냥 행복하다. 원래도 좋아한 노래는 쉴 때 들으니 더 좋고, 늦은 밤 보고 싶은 드라마를 몰아보는 것도 좋다. 물론 숙면에는 좋지 않겠지만 마음의 안정을 찾았으니 그걸로 충분한 게 아닐까.
푹 쉬었으니 건강도 좀 챙겨보려고 한다. 건강한 밥을 챙겨 먹고 마음만 가득했던 헬스장에도 매일 가려 한다. 막상 하면 좋아하는데 가기까지가 참 쉽지 않다. 그래도 습관이 되면 건강하고 탄탄한 몸을 가질 수 있겠지. 운동으로 다져진 몸을 생각하면 조금 더 의지를 가지고 하게 된다. 지금보다 더 나은 나를 생각하면 어쩐지 벌써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