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이라는 고요한 물음
쭈글쭈글한 얼굴
새까만 손등
느릿느릿 굼뜬 행동,
등이 굽은 할머니의 노점 야채가게
할머니가 파는 채소 한 봉 지엔
채소값보다 더 오래된
사유가 들어 있다
세상에는 답이 있을까
등에서 흐르는 새카만 땀으로
묵묵하게 펼쳐 보이는
날것이라는 고요한 물음,
때로는 삶이
의미가 있어서가 아니라
의미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삶을 선택하지 않는다
그 속에서 삶을 꾸준히 선택해 나간다
삶이 뭐냐고
사람들은 묻는다
매일 하루만 사는 사람들처럼
얼룩진 손길들이,
세상을 떠 받들고 있는 것이라고
왜 일하는가
왜 반복하는가
왜, 굽은 등을 이끌고 새벽을 나오는가
그 물음엔
논리적인 귀결이 없다
노천 시장에는
매일같이 답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