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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지개인간 Sep 26. 2022

삶을 정성껏

사람도 정성껏

  이제 9월은 단 5일이 남았고 2022년은 100일도 남지 않았다.

  9월에는 (일적으로) 파이팅!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프고, 바쁘고, 피곤하고. 아무튼 이대로 보내기에는 참 아쉬운, 그러나 보내야 하는 때가 왔다.


  주말 새벽에 요가를 다녀와서 이웃 언니네 집에서 동네 언니들과 귀한 한 끼를 나눴다. 가까운 거리로 이사를 가지만 섭섭하다는 언니는 "아낀다."는 표현과 함께 눈물을 보이셨다. 테이블 하나를 두고 앉았지만 진심은 어떤 방식으로든 건너왔기에 마음이 아려 눈물을 모르는 척해드렸다.


  언니에 야외 테이블에 동네 사람들과 둘러앉아 언니가 텃밭에서 기른 오이와 오일장에서 산 오리알로 만든 지단, 그리고 묵은지와 참치를 넣어 만든 김밥을 먹고 마지막 남은 여름 자두와 사과, 하우스 밀감, 군고구마, 감자전을 나눠 먹었다.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하늘도 맑고 이야깃거리도 풍성해 이렇게 먹기만 하고 헤어지기에는 아쉬워 동네 산책을 나섰다. 예쁜 단독주택을 구경 가자며 나섰다가 동네 이곳저곳을 다니게 되었고, 우리는 둘씩 짝을 지어가면 더 깊은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때 언니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욕심을 내려놓고 필요한 것을 간절히 구하면 내 몫만큼 주어진다는 것을 널 보고 깨달았어."라고 하셨다.

  '내가 욕심이 없었던가, 늘 진심만을 담았던가.' 잠시 생각해 보기도 했지만, 나보다 스무 살은 더 많은 언니의 말씀이니 그냥 수긍하기로 했다. 만약 스스로 그렇지 않다고 느낀다면 앞으로는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면 되니까.

 

  8월 말부터 이어진 '번아웃'같던 마음이 내려가며 이제야 소화가 되는 기분이다. 9월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늘 한 계단씩 올라야만 하는 것도 아닌데 제자리걸음하고 있는 모습에 스스로 성에 차지 않다고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삶은 매 순간 정성껏 살라고 말한다.

  끌어올려 성과를 내라는 말보다 사람들 안에서 조화롭게 살라고 한다.

  오늘은 언니의 마음을 통해 '넌 꽤 괜찮은 사람이니 잘 살라고' 말하고 어떤 날에는 "엄마 오늘 예쁘네!", "예쁜 건 엄마가 먹어."라고 말하는 아이의 입을 통해 '소중한 사람이니 몫을 다하라고' 당부한다.


  진심을 다해 그리고 나 답게 사는 것, 그것이 주어진 삶에 정성을 다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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