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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비내린 Mar 17. 2020

아르바이트

아르바이트 첫날

4개월이 지났을 뿐인데 일하는 것이 낯설게 느껴졌다. 첫 입무는 접수하러 온 사람들에게 서류를 나눠주는 것. 이른 아침부터 찾아와 대기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보니 이 많은 사람들에게 잘 나눠줄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 나는 어떤 멘트를 날려야 할지 생각하며 입모양으로 연습했다.

"안녕하세요. 서류받아가셔서 안쪽에 아무 자리에 앉아 써주시면 되세요." 물론 준비한 멘트는 써먹지는 못했다. 번호표를 뽑아 10명씩 순서대로 안에 들여보냈기 때문이었다. 한 번에 여러 명이 지나가다 보니 긴 멘트는 쓸모가 없었다. 그래서 짧게 "감사합니다" 정도만 붙였다.

아르바이트는 5시에 끝났다. 자리를 정리하고 대기하면서 사전 OT에서 뵈었던 사람들을 찾아보았다. 오전 내내 안보이더니 아예 안 하기로 결정했나 보다. 그와는 OT날 비슷한 시간에 도착해 잠시 얘기를 나누다 보니 친해졌다.  돌아가는 길에 일하는 동안 연락하자며 연락처를 주고받았다. 막상 당일에 오지 않으니 연락처를 받은 게 무색해졌다.

이대로 혼자 쭉 일을 해야 하나 싶어 주변에 또래로 보이는 아르바이트생에게 다가갔다. 인사를 하고 일이 힘들지 않냐로 시작해 가벼운 얘기를 나눴다. 그는 졸업생이었고 친구와 함께 아르바이트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내 그의 친구도 합세해 하루 동안 겪었던 에피소드를 풀어놨다. 그날 겪었던 당황한 일도 힘들었던 일도 언제 그랬냐는 듯 당연한 일들로 풀어졌다.

앞으로 3일 남은 기간에 잘 해내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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