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사의 꿈
작은 미용실에서 큰 포부를 가진 청년을 만났다
2019년에 있었던 일입니다.
1년간 기른 머리를 단발로 자르려고 집 근처 미용실을 찾았다. 머리 길이를 턱밑까지 잘라달라고 하자 미용사는 짧게 자르는 이유를 물었다. 나는 이전에 숏컷으로 하다 오랜만에 길렀고 이제 원래 단발로 돌아가는 거라고 대답했다.
"숏컷하면 관리가 힘든데 대단하세요."
그는 감탄해했다. 이전 미용실에선 단발은 관리가 힘들다던가 머리 긴 게 아깝지 않냐고 들었던 터라 대단하다는 표현이 의외라고 느껴졌다.
그렇게 몇 마디 주고받는 과정에서 그가 원래 건축 쪽에서 일하다 3년 전부터 미용일을 시작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자기 또래보다 늦게 시작해서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다고 말했다. 그의 꿈은 공연이나 촬영장에서 메이크업과 헤어 스타일링을 하는 팀과 같이 일하는 것이라 말했다.
그래서 배우는데 오래 걸리는 미용일을 먼저 하고 있다고 한다. 메이크업은 언제 시작할지 잘 모르겠다며 씁쓸해하는 그를 보면서 동질감을 느꼈다. 그 순간에는 뭐라 위로할지 몰라 얼버부렸지만, 자기 꿈을 얘기하는 동안 흔들림 없었던 만큼 원하던 꿈을 이루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