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미래를 예상해 볼 때 거의 틀림이 없는 현상이 '양극화'이다.
치과계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양극화라는 것은 여러 가지 기준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잘되는 치과와 망하는 치과 (적당히 버는 치과 없음)
비싼 치과와 싼 치과 (중간정도 진료비 없음)
큰 치과와 작은 치과 (중간 크기 치과 없음)
마케팅 팡팡 치과와 안 하는 치과 (어중간한 마케팅 의미 없음)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이 양극화라는 것은 세트이다.
우선 대형 치과는 그 규모를 유지하려면 환자가 많이 필요하다. 그러니까 마케팅 필수로 해야 된다.
마케팅 도구는? 뻔하지 뭐. 싼 가격이다. (임플란트 30만 원~~)
즉, 대형치과 = 싼 치과 = 마케팅 팡팡
소형 치과에는 환자가 많이 필요 없다. 그러니까 마케팅 필요 없다.
적은 수의 환자로 치과를 운영하려면 진료비를 적절히 받아야 한다.
즉, 소형치과 = 비싼 치과 = 마케팅 없음
그런데 혹시 이런 치과 가능?
대형 치과인데 마케팅 안 하고 비싼 진료비를 받는 것이다.
너무나 유명하고 권위가 있어서 비싼 진료비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이 알아서 찾아온다.
오! 원장님 입장에서 매우 이상적이다.
쉽게 생각나는 곳은 서울대학교 치과병원인데 아쉽게도 매년 적자다.
그러므로 현실에서 이런 치과는 존재하기 힘들다.
그럼 이건 어때?
소형치과인데 마케팅도 하면서 진료비를 싸게 받는다.
아무리 소형치과라도 진료비를 싸게 받으면 유지를 위해 남들보다 환자를 많이 봐야 한다.
소형치과라면 원장님 1인일 텐데 그 원장님이 혼자서 죽도록 진료하는 것이다.
이런 치과의 결론은 둘 중 하나다.
조만간 원장님 골병 나서 치과 문 닫거나, 적자 나서 문 닫거나.
그럼 생각해 보자.
대형 치과에 가는 환자분의 마음을...
파레토의 법칙에 따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20%는 무조건 싼 것을 찾는다.
그리고 대형이라는 규모에 막연한 신뢰감을 갖고,
다른 환자분들도 많기 때문에 다수의 선택에서 오는 막연한 안도감도 가진다.
그러나 대형치과 입장에서는 환자를 많이 봐야 하므로 한분 한분한테 신경 쓸 수 있는 절대적인 시간이 줄어든다. 의사가 여러 명이니까 돌아가면서 보면 된다고?
No.
대형치과의 원장님 1인은 소형치과 원장님 1인보다 많은 수의 환자를 봐야 치과가 운영된다.
다들 알다시피, 박리다매의 구조인 것이다.
거기다가 마케팅 비용까지 커버하려면 돈 벌기 너무 바쁘다.
당연히 진료의 질이 떨어진다.
싸고 좋은 것 없다는 것은 진리 아니겠는가.
반대로 20% 정도는 비싸더라도 좋은 것을 찾는다.
이런 분들은 서울대학교 치과병원을 가는 경우도 있겠지만,
믿을만한 지인에게 소개받거나, 그 동네에서 평판이 좋은 치과의 원장님을 찾아간다.
마케팅도 안 하는데 상대적으로 비싼 진료비를 지불하고 굳이 소형 치과를 가는 환자분들의 마음은 뭘까?
믿을 수 있는 원장님에게 제대로 된 치료를 받고 싶다는 것이다.
아마 그 환자분은 최소한 80점 이상의 진료를 받을 것이다.
평판이란 한 두 케이스로 쌓아 올려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머지 60%는 싼 것도 찾고 좋은 것도 찾는다.
그래서 값싼 대형치과를 갈 수도 있고, 비싼 소형치과를 갈 수도 있다.
그런데 대형치과에서는 이 60%를 마케팅을 통해 꼭 자기네로 끌어들여야만 한다.
20%의 환자만 가지고 치과 운영이 안되기 때문이다.
대형치과에는 끊임없이 환자가 공급되어야만 한다.
그래서 싸도 좋은 것인 척(?) 마케팅을 팡팡 한다.
자, 그러니까 당신이 환자라면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시길 바란다.
싼 것 또는 좋은 것.
(지구 어디에서도 싸고 좋은 것을 찾지 마세요.)
당신이 치과의사라도 역시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시길 바란다.
싼 것 또는 좋은 것.
환자분들에게 값싼 진료를 제공하던지, 제대로 된 고급 진료를 제공해라.
그래야만 살아남을 것이다.
어설프게 싸게 하거나, 어설프게 어려운 진료를 해내려고 하면 이 바닥에 서 있기 힘들 것이다.
앞으로 치과는 상기 언급한 두 종류의 치과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모두 없어질 것이라 예상한다.
저는 그 미래가 멀지 않았다고 봅니다.